
서울 명동과 홍대 거리에서 외국인들이 케이팝 안무를 따라 추고, 강남 요리학원에선 비빔밥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단순히 ‘보는’ 관광에서 벗어나 한국 문화를 직접 ‘배우고 체험’하는 외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여행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이 지난 2월 7일부터 15일까지 외국인 관광객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79%가 향후 1년 내 한국을 다시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3년 내 3회 이상 방문한 ‘단골 관광객’이 45%에 달해, 한국이 일회성이 아닌 반복 방문 여행지로 자리 잡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26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외래 관광객 2,000만 명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뷰티·메디컬부터 K팝 댄스까지…체험형 관광이 대세

방한 외국인들의 여행 버킷리스트 1위는 단연 ‘뷰티·메디컬’ 분야다.
피부과 시술(22%), 헤어숍(20%), 메이크업(19%) 순으로 기대감이 높았고, 실제 만족도 조사에서도 피부 시술이 23%로 1위를 차지했다. 강남 피부과 거리는 이미 외국인 전용 데스크를 운영할 정도로 메디컬 투어리즘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주목할 점은 케이팝 댄스 수업(20%), 메이크업 레슨(18%), 한식 요리 수업(16%) 등 전문 체험형 프로그램이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디깅(Digging) 관광’이다. 홍대 일대의 케이팝 댄스 스튜디오에서는 외국인 수강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단순히 아이돌 안무를 배우는 것을 넘어 한국 힙합과 비보잉까지 배우려는 마니아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넘어 경주·전주로…지방 로컬 체험 급부상

방문 횟수가 늘수록 여행지는 서울을 벗어나 지방으로 확산된다.
재방문 희망 지역 1위는 부산(70%)이 차지했고, 제주, 전주, 경주, 여수 등 전국 각지로 관심이 분산됐다. 특히 경주는 한국을 3회 이상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집중적으로 언급되며, 방한 횟수가 누적될수록 역사와 전통문화 탐방 욕구가 강해지는 패턴이 확인됐다.
외국인들이 추가로 원하는 프로그램으로는 대구 약령시 한방 투어, 경주 한옥 스테이, 전주 비빔밥 및 한지공예 체험 등이 꼽혔다.
전주 한옥마을에서는 외국인 투숙객들이 단순 숙박을 넘어 전통 차 다도, 한지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를 직접 요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역의 삶과 문화를 깊게 파고드는 ‘로컬 디깅’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
2026년 2000만 명 시대, 일본 따라잡기 과제는?

2025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1,890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6년 1월에만 약 127만 명이 방문해 전년 동월 대비 13.3% 증가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 대비 114.6%까지 회복했다. 국가별로는 중국(41만 8,703명), 일본(22만 5,351명), 대만(16만 6,779명) 순이다.
하지만 과제도 남아 있다. 2025년 일본은 외국인 관광객 4,268만 명을 기록해 한국의 2배를 넘어섰다. 일본은 10년 전부터 지방 공항 착륙료 50% 할인, 지역별 특화 프로그램 등 정책 지원을 통해 도쿄(51.5%)와 오사카(39.6%) 간 균형 있는 방문율을 달성했다. 반면 한국은 서울 집중도가 78.4%로 여전히 높고, 서울과 부산 간 62%포인트의 격차가 존재한다.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는 “한국 콘텐츠가 고도화됨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사도 전문가 수준으로 세분화되고 있다”며 “전국 각지의 숨은 로컬 자원을 활용해 개인의 취향을 심도 있게 경험할 수 있는 전문성 있는 체험 상품을 지속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순 관광을 넘어 한국 문화를 ‘마스터’하려는 외국인들의 열정이, 한국 관광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