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10km가 넘게 역주행하며 정주행 중이던 차량과 부딪치는 등의 사고를 일으킨 70대 운전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영상에 잡힌 현장을 살펴보면, 고속도로를 달리던 화물트럭이 급히 방향을 틀었고, 뒤따르던 차량들이 속도를 줄이는 사이 역주행하던 검은색 승용차 1대가 그 사이를 통과해 나갔다.
터널을 빠져나오던 SUV 1대도 비상등을 켠 채로 1차로를 역주행 중인 검은색 승용차를 발견하고 빠르게 피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저녁 7시 50분쯤 순천완주고속도로 완주 방향 황전나들목 부근에서 승용차가 역주행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77세 남성 운전자는 최초 신고 지점으로부터 약 12km를 달리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경찰은 신고 접수 후 10분 정도만에 서면3터널 안에서 승용차를 발견해 정지시켰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휴게소를 나오다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진술했다.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노인 교통사고 늘어나는 추세
고령 운전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노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 사고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이다.
노인이 되면 반응 속도가 느려지고,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감소하는 등 운전에 필요한 신체적·인지적 능력이 저하된다.
지난 1월 인천에서는 60대 운전자가 몰던 광역버스가 도로에서 차량 7대를 연쇄 추돌해 2명이 다쳤다.
2021년 4월 대전에서는 70대 운전자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공원으로 돌진해 보행자가 부상을 입었다. 이 모든 사고는 고령 운전자들이 가속 페달과 제동 장치를 착각하여 발생한 것이었다.
고령 운전자들로 인한 사고 위험이 커지자 정부는 이들이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도록 유도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도로교통관리공단에서 제출받은 2021년 교통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가해 사고는 운전면허 소지자 1만 명당 79.3건으로 전체 운전자 평균 60.2건보다 많았다.
문제는 고령 운전자의 증가세가 매우 가파르다는 것이다. 2012년 이후 최근 10년간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 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10.2%로, 고령 인구의 연평균 증가율 4.6%를 넘어서고 있다.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나라들은 고령 운전에 대한 규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를 신체 장애인에게만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 사고 증가에 따라 고령 운전자에 대한 조건부 면허 제도 확대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25년 시행을 목표로 해당 제도 준비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