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누르고 13만 5천대 판매
전통 제조사들의 전기차 대반격
ID 시리즈 성공으로 국내 확장

테슬라 중심으로 돌아가던 유럽 전기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이 2025년 상반기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브랜드 판매량 1위에 오르며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의 전기차 대반격이 본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자토 다이내믹스가 7월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올해 상반기 유럽 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78% 늘어난 13만 5천427대를 판매했다. 이는 테슬라의 10만 9천262대를 2만 6천 대 이상 앞서는 압도적인 수치다.
ID 시리즈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전략이 성공을 이끌었으며, 국내 시장에서도 전기차 리더십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전통 제조사들의 전기차 시장 재편

폭스바겐의 1위 탈환은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신호다. 테슬라 중심의 전기차 시장에 기존 자동차 업계가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자토 다이내믹스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유럽 전기차 브랜드 순위에서 변화가 뚜렷하다. 폭스바겐 1위를 필두로 BMW 3위, 아우디 4위, 메르세데스-벤츠 8위까지 독일 전통 브랜드들이 상위권을 장악했다.
전통 제조사들의 강점은 축적된 제조 노하우와 다양한 포트폴리오다. 테슬라가 고급차 위주였다면, 이들은 보급형부터 럭셔리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테슬라 독점 시대는 저물고, 전통 제조사들이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 경쟁에 뛰어든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ID 패밀리의 완벽한 협주곡

폭스바겐의 이번 성과는 단일 모델의 히트가 아닌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전략의 결과다.
순수 전기 SUV ID.4가 3만 335대로 브랜드 내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고, 플래그십 전기 세단 ID.7이 3만 8천 113대, 컴팩트 전기 해치백 ID.3가 3만 7천 421대를 각각 판매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이는 다양한 세그먼트에 걸친 고객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SUV 고객부터 세련된 세단을 원하는 소비자, 도심형 컴팩트카를 찾는 젊은 층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이 팔린 단일 전기차 모델은 여전히 테슬라 모델Y로 6만 8천 801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브랜드 전체로는 폭스바겐이 테슬라를 앞서며 유럽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강자임을 입증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존재감 확대

폭스바겐의 전기차 돌풍은 국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ID.4와 ID.5 두 모델을 중심으로 상반기 총 1천 704대가 판매되며 국내 고객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2022년 국내에 출시된 ID.4는 강력한 드라이브 시스템과 편안한 주행감, 최신 첨단 사양을 갖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올해 1분기 유럽 브랜드 전기차 중 단일 모델 기준 베스트셀링 1위를 차지했고, 상반기에는 2위를 기록했다. 누적 판매량은 6천대를 넘어섰다.
올해 5월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 ID.5는 SUV의 실용성과 쿠페의 우아한 디자인을 결합한 모델이다. 스타일과 기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으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모두를 위한 전기차”라는 글로벌 전략에 발맞춰 ID.4와 ID.5를 시작으로 다양한 세그먼트를 아우르는 전기차 라인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