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수출 123% 증가
정의선 회장, 7년만의 중국행
전기차 ‘일렉시오’ 하반기 투입

베이징현대가 지난해 적자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부터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수출 전략 다변화, 조직 개편, 전기차 전환 등을 통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회복세에 접어든 모양새다.
특히 지난 4월 수출 실적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여기에 정의선 회장의 7년 만의 현장 방문과 대규모 투자까지 이어지며, 현대차의 중국 재도전은 전례 없이 본격화되고 있다.
수출 2배 늘며 분위기 반전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의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BHMC)는 수출 중심 전략을 통해 4월 수출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123.7% 증가한 5914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인 3월(4625대)과 비교해도 27.9% 늘어난 수치로, 침체되어 있던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실적 반등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수출 차종은 엘란트라(CN7c) 3103대, 중국형 10세대 쏘나타(DN8c) 1400대, 다목적 차량(MPV) 쿠스토(KU) 259대, 준중형 SUV 무파사(NU2) 648대 등이다.

또한 베이징현대는 지난달부터 중형 SUV 싼타페(MX5c), 준중형 SUV 투싼(NX4c), 투싼 하이브리드(HEV) 생산을 본격화하며 세단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SUV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에 발맞춰 중국 내 사업 운영 구조도 재편했다. 기존 중국사업담당을 ‘중국권역본부’로 격상하고 글로벌 시장을 대권역-권역본부-사업담당 체계로 구분했으며 오익균 부사장을 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이는 사드 배치 이후 급감한 중국 판매 실적(1분기 기준 2만9000대, 전체 판매량의 1% 미만)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재정비 조치다.
7년 만에 상하이 찾은 정의선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4월 상하이모터쇼에 참석하며 2018년 이후 7년 만에 중국 모터쇼를 직접 방문했다.
올해 현대차·기아 모두 공식적으로 모터쇼에 불참한 가운데, 정의선 회장의 단독 방문은 이례적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이는 중국 시장에 대한 현대차의 기대감을 방증하는 상징적 장면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한때 현대차의 핵심 시장이었다. 2016년에는 연간 179만대 판매를 기록하며 미국과 쌍벽을 이루었지만,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실적은 급감했다.

지난해 베이징현대의 매출은 3조3116억원으로 줄었고, 총포괄손실은 7176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매출 9480억원, 총포괄손실 423억원으로 손실 규모를 전년 동기 대비 1000억원 이상 줄이며 회복의 가능성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수출 전략 확대와 맞춤형 모델의 투입이 성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BHMC의 수출은 2023년 445대에서 연간 4만4578대로 100배 이상 늘었으며, 올해 1분기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24배 증가한 1만4999대를 기록했다.
맞춤형 전기차 ‘일렉시오’ 하반기 투입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중국 전용 전기차 모델인 ‘일렉시오(Elexio)’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차량은 중국 소비자를 겨냥해 현지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개발된 준중형 SUV다.
현대차는 이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총 6종의 신에너지차를 중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러한 전기차 전략은 정의선 회장이 강조한 중국 시장 공략 강화 방침과도 궤를 같이한다.
올해 1분기 현대차는 베이징현대에 3984억원을 증자했으며, 이는 지난해 말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가 결정한 총 10억9546만 달러(한화 약 1조5천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 계획에 따른 후속 조치다.

한편 이번 일련의 조치는 중국에서의 실적 악화와 구조조정 이후 현대차가 생존 전략에서 다시 성장 전략으로 방향을 튼 대표적 사례로 중국이라는 ‘잃어버린 시장’에서 현대차가 어떤 재기의 해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