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바꾸려 했는데 큰일났다”…벤츠·아우디, 상상초월 디자인 공개에 “아빠들 잠 못 이뤄”

밴에 이어 쿠페까지 전동화 선언
클래식 감성 입은 미래 콘셉트카
아우디도 맞불…A4 전기차 부활

벤츠가 다시 한번 전기차 시장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몇 달 전엔 밴 안에 65인치 TV를 넣더니, 이번엔 클래식카를 미래 기술로 되살렸다. 벤츠가 또 한 번 감성과 기술을 결합한 전기 콘셉트카를 내놓으며, 전동화 시장에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비전 V에 이어 공개된 이번 ‘비전 아이코닉’은 전설적인 모델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하이엔드 쿠페다. 이런 가운데, 조용하던 아우디도 단종된 A4를 전기차로 부활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맞불을 놓았다.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전략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과거의 전설, 기술로 다시 태어나다

공개된 벤츠 ‘비전 아이코닉’은 단순한 콘셉트카를 넘어선다. 1938년 출시된 540K 아우토반 쿠리에와 300SL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은 전통과 미래를 동시에 담고 있다.

세로형 조명이 들어간 크롬 프레임 그릴, 밀짚 세공이 들어간 벨벳 시트, 아르데코풍 스티어링 휠까지, 하나의 작품처럼 구성된 실내외는 클래식 감성을 정교하게 재현했다.

하지만 감성에만 머물지 않는다. 태양광 페인트로 연간 약 1만2000킬로미터를 스스로 달릴 에너지를 만들고, 인간의 뇌처럼 작동하는 뉴로모픽 컴퓨팅으로 AI 자율주행 능력까지 끌어올렸다.

비전 아이코닉은 자율주행 레벨 4와 자동 주차 기능까지 갖췄으며, 이 디자인과 기술은 향후 S클래스 전기차 등 고급 라인업에 일부 적용될 전망이다. 다만, 양산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몇 달 전엔 밴으로 놀라게 하더니

사실 벤츠가 이렇게 감성과 기술을 결합한 콘셉트카를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불과 6개월 전, 벤츠는 상하이 오토쇼에서 초호화 전기밴 ‘비전 V(Vision V)’를 선보이며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밴 내부에는 65인치 4K 디스플레이, 42개 스피커, 체스판 겸용 테이블, 고급 캐비닛까지 갖춰져 있었고, 단순히 이동 수단이 아닌 ‘프라이빗 라운지’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 것이다.

또한, VAN.EA라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도 처음 적용됐으며, 벤츠는 이를 통해 밴도 고급스럽고 혁신적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비전 V의 주요 기술과 디자인은 2026년 출시 예정인 신형 V클래스 전기차에 반영될 예정이다.

아우디는 조용히 칼을 갈고 있었다

벤츠의 화려한 행보 뒤에서, 아우디는 단종됐던 A4 모델을 전기차로 부활시키겠다는 발표를 지난 10일 전했다.

신형 A4 EV는 SSP 플랫폼 기반으로 개발 중이며, 디자인은 최근 공개된 콘셉트카 ‘콘셉트 C’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고, 후륜 기반 듀얼 모터, 800V 고전압 시스템 등 전기차로서의 기술력도 눈에 띈다.

아우디 CEO 게르노트 돌너는 “방향을 잃었던 건 인정하지만, 이제 다시 새로운 길을 간다”며 브랜드 재건 의지를 밝혔다. 단순한 복귀가 아니라, 전기차 시대에 맞는 새로운 중심 모델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럭셔리의 확장 vs 본진 복귀

벤츠는 하이엔드 쿠페 ‘비전 아이코닉’과 초호화 밴 ‘비전 V’를 통해 전기차에서도 감성과 예술,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럭셔리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아우디는 단종됐던 A4를 전기차로 부활시켜 실용성과 균형을 중심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비하고 있다.

같은 전기차 전략이라도 벤츠는 감성과 기술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며 고급 이미지를 강화하고, 아우디는 본진 복귀를 통해 다시 시장 중심에 서려는 방향을 택한 것이다.

이들의 움직임은 전기차 시장이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브랜드 철학과 감성을 둘러싼 차별화된 전장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