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철수설 돌더니 “결국 이런 일까지”…예상 못 한 ‘초위기 상황’ 닥쳤다

한국GM, 10월 판매 20% 급감…철수설 다시 확산
25% 관세에 수익성 흔들, 내수·수출 모두 부진
“철수 없다”는 해명에도 시장은 냉정한 시선

한국GM의 바람이 다시 거세졌다. 한때 철수설까지 돌았던 이 회사가 이번엔 판매 부진으로 또 한 번의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10월 한국GM의 국내외 판매량은 3만9630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넘게 줄었다. 내수는 1200대에도 못 미쳤고, 수출도 4만 대 선이 무너졌다.

명절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었다는 설명이 뒤따랐지만, 업계 시선은 좀 더 근본적인 문제를 향한다.

‘25% 관세의 벽’…수익성 흔들리는 한국GM의 수출 전략

감소세는 이미 예고된 흐름이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두 모델이 사실상 수출 물량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데, 이마저도 미국의 25% 완성차 관세라는 벽에 막혀 있었다.

한때 “한국에서 조립해 미국으로 보내는” 전략이 통했지만, 지금은 비용 부담이 커져 수익성이 흔들린다. 여기에 신차 라인업이 제한된 상황에서 내수 시장에서도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2018년 구조조정 당시 GM은 한국GM을 10년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만료 시점이 다가오는 2028년이다.

최근 GM이 현대차와 공동 개발하는 전기차를 다른 생산지에서 만들기로 하자, “한국에서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피어올랐다. 서비스센터 매각과 유휴 부지 처분도 이런 불안을 자극했다.

위기 넘긴 적 많지만, 이번엔 다르다…한국GM의 갈림길

그럼에도 회사 측은 ‘철수설’에 선을 긋는다. 구스타보 콜로시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올해 1~9월 국내 승용차 수출 1위를 기록했다”며 쉐보레 브랜드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의 눈높이는 냉정하다. 관세 리스크, 고정비 부담, 노사 문제 등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다. 일각에서는 “한국GM이 철수하지 않더라도, 규모를 대폭 줄이는 형태의 재편 가능성”을 점친다.

GM 본사의 글로벌 생산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진행 중인 만큼, 한국 공장의 경쟁력은 더욱 중요해졌다.

한국GM은 과거에도 여러 위기를 넘어왔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단순한 일시적 부진이라 보기 어렵다. 한때 수출 효자였던 트랙스마저 흔들리는 지금, 한국GM이 다음 10년을 한국에서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동차 산업의 구조 변화 속에서, 더 늦기 전에 확실한 방향과 대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