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EV, 국내 판매 5000대 돌파
테슬라·레이EV 제치고 주목받아
내년 일본 시장 본격 진출 예정
현대자동차의 소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이 국내 전기차 시장을 뒤흔들며 주목받고 있다.
출시 단 3개월 만에 5000대 넘는 판매를 기록하며 레이EV는 물론 테슬라 모델Y까지 앞질렀다. 이제 이 경형 전기차가 국경을 넘어 소형차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일본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캐스퍼 EV, 출시 3개월 만에 5000대 돌파
캐스퍼 일렉트릭은 출시 첫 달인 8월 603대를 시작으로 9월 2086대, 10월 2389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경쟁 모델인 기아 레이EV(2198대)를 두 배 이상 앞질렀으며, 현대차의 아이오닉5(3408대), 아이오닉6(1557대), 코나 일렉트릭(1062대) 등 국내 주요 전기차 모델보다도 뛰어난 성적을 냈다.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Y가 기록한 2959대를 넘어선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뛰어난 성능과 합리적인 가격이 자리 잡고 있다. 국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캐스퍼 일렉트릭은 1회 충전으로 최대 315km를 달릴 수 있다.
기존 내연기관 경차였던 캐스퍼가 전기차로 전환하면서 소형으로 차급이 올라가 넉넉한 실내 공간을 제공한 점도 호평받고 있다.
또한 초보 운전자와 고령 운전자를 위해 현대차그룹 차량 최초로 도입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술’은 전기차 특유의 회생제동 시스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여주는 안전장치로,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더했다.
닛산·BYD와 일본 전기차 시장 경쟁 예고
이제 현대차는 이 성공을 일본 시장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경차와 소형차의 천국으로 불리지만, 수입차 점유율이 10%도 채 되지 않는 폐쇄적인 시장이다.
이에 현대차는 내년 봄 캐스퍼 일렉트릭의 일본 출시를 목표로 품질 점검에 한창이다. 특히 일본 도로 환경에 맞춘 우핸들 모델 생산을 준비하며,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일본에서 캐스퍼 일렉트릭이 맞붙게 될 경쟁자는 닛산의 사쿠라, 리프와 중국 비야디의 돌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 로컬 브랜드는 유지비가 저렴한 데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단기간 내 돌파구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며 “서비스 보증 연장 등 현실적인 유지비 절감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2022년 일본에 전기차로 재진출했지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아이오닉5, 코나 일렉트릭, 수소전기차 넥쏘를 잇달아 출시했지만, 올해 일본 시장에서의 판매량은 493대에 불과하다.
현대차가 이번 캐스퍼로 일본 시장의 판매 부진을 극복하며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