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좀 사주세요”…결국 ‘반값’ 폭탄 세일 시작한 이 車, 정체 뭐길래?

일본 EV 점유율 꾸준히 확대
경차 출시 앞두고 승부수 던져
가격 할인 전략, 득일까 실일까

일본은 오랜 시간 외국산 승용차 브랜드들이 고전하던 시장이었다. 국산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는 높고, 전기차 보급률은 여전히 낮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 속에서 중국 전기차 기업 BYD가 의미 있는 반격의 실마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2023년 본격 진출한 이후 점유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으며, 내년 경차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일본 내 입지 확대를 위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전기차 불모지에서 살아남은 중국차

한국자동차연구원이 10월 16일 발표한 ‘BYD의 일본 진출 경과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BYD는 올해 상반기 일본 순수전기차(BEV) 시장에서 점유율 6.0%를 기록했다.

2023년 1.5%(1,409대), 2024년 3.7%(2,383대)였던 판매 점유율은 올해 6개월 만에 1,782대까지 늘며 뚜렷한 상승세를 보여줬다.

보고서는 특히 “경차 없이 이뤄낸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경차는 일본 승용차 시장의 핵심이며, 현지인들의 실생활 수요와 가장 밀접한 차급이다.

BYD는 내년 하반기 이 경차형 BEV를 출시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주행거리 부담이 적은 경차는 일본 소비자들에게 전기차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시장 반응이 좋을 경우 BYD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식 할인 전략, 통할까?

하지만 현재까지의 실적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 BYD는 2023년 1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총 5,300대의 차량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런 분위기를 뒤집기 위해 BYD는 일본에서도 ‘중국식 할인 전략’을 도입했다. 대표 모델 ‘Atto 3’는 기본가가 420만 엔 미만이며, 최대 100만 엔(약 670만 원)의 할인에 정부 보조금까지 적용되면 실구매가는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다.

그러나 일본은 가격보다 브랜드와 중고차 가치에 더 민감한 시장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수석 애널리스트 요시다 타츠오는 “지나친 가격 인하는 오히려 기존 소비자 반발과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실제로 올해 6월 기준 BYD의 판매량은 512대에 그쳤고, 닛산의 경차 EV ‘사쿠라’는 같은 달 1,137대를 판매하며 큰 차이를 보였다.

일본 시장은 ‘연습장’이자 시험대

BYD는 일본 시장을 단기적인 수익 창출보다는 장기적인 전략 수행의 시험대로 보고 있다. 중국과 신흥국 시장에서의 성공만으로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본은 선진시장 공략을 위한 상징적인 도전의 무대로 평가된다.

실제로 일본은 전기차 보급률이 낮고 보수적인 소비 성향으로 외산차 진입이 매우 어려운 시장이다. 현대차, GM 등도 과거 철수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BYD의 도전 자체에 의미를 둔다. 요시다 애널리스트는 “단기 실적보다 브랜드 각인 효과가 중요하다”며 “일본 소비자에게 인지도를 쌓는 것만으로도 장기적으로 BYD에 자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완성차 업체들도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혼다는 첫 준중형 EV를, 도요타와 스즈키는 올해 안에 공동 경차 EV를 출시할 예정이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