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운전자들 80만 원 받아가세요”…2달 만에 수백 명 몰린 ‘이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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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 / 출처 : 연합뉴스

부산 수영구에서 두 달 만에 400명이 넘는 고령 운전자가 운전면허를 반납했다. 2026년 1월 한 달간 298명이 자진 반납에 나섰고, 2월 20일까지 117명이 추가로 참여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6.6배라는 이례적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고령 운전자의 자발적 면허 반납이 ‘강제’가 아닌 ‘선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정책 전환의 계기는 2025년 4월 광안동에서 발생한 벤츠 교통사고였다. 고령 운전자가 연루된 이 사고는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수영구는 실질적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 결과가 2026년 1월부터 시행된 자체 지원금 50만 원 제도다. 부산시 동백전 지원금과 중복 수령이 가능해 최대 80만 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었다.

타 자치구와 20만 원 격차, 실질적 유인책으로 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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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 / 출처 : 연합뉴스

수영구의 지원 구조는 명확하다. 구비 50만 원에 부산시가 지원하는 동백전 10만 원 또는 30만 원을 더하는 방식으로, 최대 80만 원까지 수령할 수 있다.

이는 부산 내 다른 자치구와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다. 남구와 연제구가 구비 30만 원으로 시비를 합산해 최대 60만 원을 지급하고, 서구는 20만 원, 북구·해운대구·기장군은 10만 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만 원의 격차가 실질적 유인 효과로 작동했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 수치 이상의 체감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7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월 고정 수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80만 원은 수개월치 생활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부산시 동백전은 지역 내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한 지역화폐로, 실생활 편의성도 높다.

80세 이상 2028년 기한, 조기 반납 집중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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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 / 출처 : 연합뉴스

수영구 정책의 차별화 포인트는 연령별 기한 설정이다. 80세 이상 운전자는 2028년까지 반납할 경우에만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이 조항이 즉각적 효과를 발휘했다.

2026년 1월 80세 이상 반납자는 114명으로, 전년 동기 10명 대비 11.4배 증가했다. 75~79세 역시 171명으로 전년 4명 대비 42.75배나 급증하며 연령대 전반에 걸쳐 반납이 확산됐다.

정책 인지도 제고도 주효했다. 수영구는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 엘리베이터를 비롯해 아파트 게시판, 도시철도역, 버스 정류장 등 생활 접점 곳곳에 홍보물을 배포했다. 정보 접근성이 낮은 고령층을 고려한 오프라인 중심 홍보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동권 포기가 아닌, 공공 안전으로의 재해석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은 오랫동안 ‘개인의 이동권 포기’로 인식되어 왔다. 특히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은 지역일수록 운전면허는 생활 필수 수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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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 /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최근 들어 관점이 바뀌고 있다. 단순히 개인의 불편을 넘어 지역 사회 전체의 교통 안전과 직결된 공공의 문제로 재해석되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용산구도 2026년부터 48만 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지원하며 유사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원금 신청을 고려하는 75세 이상 수영구 거주자는 1년 이상 관내 거주 요건을 갖춰야 하며, 80세 이상은 2028년이라는 기한 내에 반납해야 지원 대상이 된다는 점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수영구의 사례는 고령화 시대 교통 안전 정책이 ‘규제’가 아닌 ‘유인’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실험이다. 금전적 인센티브와 사회적 안전망이 결합될 때 비로소 고령 운전자들도 기꺼이 핸들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교훈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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