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과 대만 사이의 전략적 길목인 루손해협 일대에 미 해병대의 첨단 대함 미사일과 방공 무기 체계가 전개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2026년 4월 20일부터 5월 8일까지 진행된 연례 연합훈련인 발리카탄에서 미 해병대 제3연안연대(3d MLR)가 주요 원격 섬에 장비들을 분산 배치했다.
이번에 등장한 장비들은 필리핀군이 새로 도입한 무기가 아니라, 동맹국 간의 해양 안보 합동 작전을 연마하기 위해 투입된 미 해병대의 자산이다.
넓은 대양에서 함대끼리 정면으로 맞붙는 대신, 좁은 해협을 활용해 상대 군함의 통과 비용을 극대화하려는 새로운 전술적 시도로 읽힌다.
좁은 목을 잠그는 무인 발사대와 섬을 지키는 방공망

무인 대함미사일 체계인 엔메시스(NMESIS)는 무인 JLTV 차량인 로그 파이어스에 콩스베르그사의 네이벌 스트라이크 미사일(NSM) 두 발을 탑재한 형태이다.
장비가 전개된 바스코와 바타네스 등의 섬들은 필리핀 본섬보다 대만에 더 가까워, 유사시 상대 해군 세력을 억제할 최적의 지리적 요충지이다.
미군은 C-130J 수송기와 LCU-2000 상륙정을 동원해 하이마스(HIMARS)와 대함 발사대를 진입시킨 뒤, 모의 사격을 마치고 72시간 내에 철수하는 방식을 연습했다.
이는 고정식 기지를 세워 적의 표적이 되는 위험을 피하고, 필요한 순간에만 일시적으로 나타나 타격하고 사라지는 분산 운용 개념에 기반한다.

다만 이번 훈련 과정에서 엔메시스 발사대가 필리핀 현지 해상 표적을 향해 실제 대함미사일을 직접 발사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대신 미 해병대는 전체적인 지휘통제망을 제공했으며, 실제 표적함을 타격하는 임무는 함께 참여한 일본의 88식 대함미사일이 수행했다.
섬에 진입한 대함 발사대가 적의 드론이나 저고도 항공 위협에 노출되는 치명적인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디스(MADIS) 방공 체계도 함께 짝을 이뤘다.
JLTV 차량 기반의 마디스는 스팅어 미사일과 30mm 기관포, 레이더 및 전자전 장비를 결합해 현장에서 적 무인기와 표적기를 저지하는 방패 역할을 맡는다.
보병에서 해상 통제관으로 변모하는 해병대의 생존 방식

이러한 무기 조합은 과거 상륙전의 주역이던 해병대가 이제는 섬 사이에서 함정의 길목을 잠그는 해상 통제 지원 전력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실제 전시 상황에서는 상대의 강력한 미사일 반격과 항공 타격, 전자전 압박 등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변수가 겹겹이 쌓여 있다.
외부의 감시 속에서 발사대가 얼마나 오래 생존할 수 있을지, 탄약과 군수 물자를 어떻게 지속해서 보급받을지 등의 숙제도 여전히 남는다.
그럼에도 반드시 지나야 하는 해협에 대함미사일과 방공망을 임시로 세우는 전술은 섬 하나를 거대한 방어 거점으로 바꾸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