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육군 특수부대원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 작전과 관련한 기밀 정보를 이용해 블록체인 기반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 40만 달러가 넘는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현대 군사 작전의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이 해킹이나 스파이뿐 아니라, 작전 당사자의 개인 계정과 온라인 베팅 플랫폼에서도 터져 나올 수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작전 정보를 아니까”… 폴리마켓 내부자 거래
미국 법무부는 4월 23일 미 육군 특수부대 소속 개넌 켄 밴 다이크가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 작전과 관련한 기밀 정보를 이용해 폴리마켓에 베팅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밴 다이크에게 적용된 혐의는 개인적 이익을 위한 기밀 정부 정보 사용, 비공개 정부 정보 절도, 상품거래 사기, 전신 사기, 불법 금전거래 등 5개다.

그가 빼돌린 것은 거창한 군사 문서가 아니라, 마두로 체포 작전의 시기와 결과에 관한 민감한 비공개 정보였다.
군사 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폴리마켓 같은 예측시장의 구조적 특성과 군사 기밀이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극단적인 정보 비대칭 범죄라고 지적한다.
대중의 자금과 예측이 모여 가격이 결정되는 예측시장에서, 사건 발생 전 대중이 ‘마두로 실각’이나 ‘미군의 베네수엘라 진입’ 가능성을 낮게 볼 때 해당 베팅 포지션은 비교적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하지만 작전의 계획과 실행에 관여했던 밴 다이크는 일반 투자자들이 알 수 없는 정보를 쥐고 있었다.

검찰은 그가 2025년 12월 말부터 2026년 1월 초까지 마두로의 실각과 미군의 베네수엘라 진입 여부 등에 13차례 베팅했고, 3만3천 달러가량을 투입해 40만9천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을 예측시장 영역에서 기밀 정보를 활용한 내부자 거래가 형사 사건으로 본격화한 초유의 사례로 보고 있다.
함상 사진이 부른 덜미… 작전 통제 ‘아연실색’
철저하게 숨겨질 뻔했던 그의 내부자 거래는 작전 직후 남긴 디지털 흔적과 수상한 자금 이동이 겹치면서 꼬리를 잡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밴 다이크는 1월 3일 마두로가 미 해군 강습상륙함 USS 이오지마에 인계된 지 몇 시간 뒤, 바다 위 함정 갑판에서 군복을 입고 소총을 든 채 동료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구글 계정에 업로드했다.

이 사진은 그가 마두로 체포 작전과 관련된 현장에 있었다는 정황 증거로 제시됐다. 검찰은 밴 다이크가 작전 이후 폴리마켓 수익금을 인출해 해외 암호화폐 보관 계정으로 옮기고, 이후 암호화폐 거래소와 새로 개설한 증권 계좌로 이전했다고 보고 있다.
또 그는 해당 거래가 외부에서 의심을 받기 시작하자 폴리마켓 계정 삭제를 요청하고, 암호화폐 거래소 계정의 이메일 주소를 바꾸는 등 자신의 흔적을 지우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은 군인들이 임무 수행을 위해 기밀 정보를 부여받는 것이지 개인적 재산 증식에 악용하라고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폴리마켓 측도 의심스러운 거래를 법무부에 신고하고 수사에 협조했다며, 내부자 거래는 플랫폼에서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한 군인의 일탈로 끝나기 어렵다. 블록체인 기반 예측시장이 전쟁·쿠데타·체포 작전·외교 충돌까지 거래 대상으로 삼는 순간, 기밀에 접근 가능한 군인·공무원·정보요원 모두가 잠재적 내부자 거래 리스크가 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안에 대해 “피트 로즈가 자기 팀에 베팅한 것과 비슷하다”고 언급하며 논란을 키웠다.
그는 “상대 팀에 베팅한 것이라면 나쁘겠지만 자기 팀에 베팅한 것”이라며 들여다보겠다고 말했지만, 국가 기밀을 활용한 사익 추구를 스포츠 도박에 빗댄 발언 자체가 사안의 심각성을 흐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사건은 현대전의 보안 실패가 작전지도 유출이나 통신 감청에 그치지 않음을 보여준다. 작전계획을 아는 내부자가 예측시장에 베팅하는 순간, 군사 기밀은 금융상품이 되고 국가안보는 개인 수익률 게임으로 전락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