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를 지배하는 해전의 패러다임이 거대한 유인 함정에서 작고 날렵한 무인 수상정(USV)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중동 지역의 작전에서 사상 처음으로 ‘드론보트(무인 수상정)’의 실전 투입 사실을 공식 확인하며, 저비용 무인 플랫폼을 활용한 해상 물량전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찰부터 자폭까지…실전 데뷔한 미군의 ‘드론보트’

외신과 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 해군 5함대는 이란을 겨냥한 작전(오퍼레이션 에픽 퓨리) 과정에서 블랙씨(BlackSea)사가 개발한 ‘글로벌 자율 정찰정(GARC)’을 전격 투입했다.
미국이 실제 무력 충돌이 벌어지는 전장에 무인 수상정을 투입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약 5m 길이의 이 소형 드론보트는 해상 순찰과 감시 등 정찰 임무는 물론, 필요시 폭약을 싣고 적 함정에 돌진하는 자폭(카미카제) 타격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 무인 수상정이 이미 450시간 이상, 2200해리(약 4000km)가 넘는 실전 순찰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작전 해역의 상황 인지 능력을 대폭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비싼 구축함만으론 부족하다…해상 ‘물량전’의 도래

미군의 이번 무인 수상정 투입은 거대한 이지스 구축함이나 항공모함 위주의 전통적인 해군 전력만으로는 비대칭 위협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뼈아픈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이 값싼 폭탄 탑재 폭속정을 이용해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던 러시아 흑해함대에 궤멸적인 타격을 입힌 사례는 전 세계 해군에 큰 충격을 안겼다.
레이더망을 피해 고속으로 접근하는 저비용 무인기들을 수천억 원짜리 대공 미사일로 일일이 요격하는 것은 심각한 비용 낭비이자 전략적 손실이다.
결국 적의 무인기 떼나 고속정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아군 역시 감시와 타격 능력을 갖춘 저렴한 무인 수상정을 대량으로 흩뿌려 바다 위에 촘촘한 다층 방어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서해·항만 방호 앞둔 한국 해군의 과제

군사 및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러한 전술 변화가 한반도 해역을 방어해야 하는 한국 해군에게도 시급한 과제를 던진다고 분석한다.
북한의 기습적인 해상 도발 위험이 도사리는 서해나 주변국의 전력 증강이 이어지는 동중국해, 그리고 촘촘한 감시가 필요한 주요 항만 방호를 위해서는 기존의 ‘대형 함정 몇 척’ 중심의 전력 증강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로 인한 병력 부족 문제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위험한 최전방 해역의 정찰과 초기 대응 임무를 무인 수상정이 대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화려한 스펙의 거함주의에서 벗어나, 실전에서 가성비를 발휘할 수 있는 국산 무인 수상정 체계의 양산과 연합 전술 운용 능력을 서둘러 확보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