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프리미엄 패밀리 SUV 시장을 노리고 메르세데스-벤츠가 강력한 승부수를 던졌다. 이름만 GLC일 뿐, 사실상 상위 모델 GLE를 뛰어넘는 공간과 최고급 하드웨어를 몽땅 쓸어 담은 중국 전용 전기차가 등장한 것이다.
베이징 모터쇼에서 베일을 벗은 ‘GLC L EV’는 제네시스를 비롯해 중국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는 한국 완성차 브랜드들에게 공간과 승차감, 그리고 가격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강력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S클래스 승차감 품은 6인승 대형차
이번에 공개된 벤츠 GLC L EV는 기존 글로벌 모델의 뼈대를 중국 시장의 입맛에 맞춰 대폭 잡아 늘린 것이 특징이다. 전장은 4,950mm로 길어졌고 실내 거주성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무려 3,027mm에 달한다.
이 광활한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벤츠는 해당 차량을 3열 6인승 구조로 꾸몄다. 2열에는 열선과 통풍, 마사지 기능이 포함된 독립형 캡틴 시트를 적용해 패밀리카 수요층의 취향을 정확히 겨냥했다.

대시보드 전체를 덮는 39.1인치 MBUX 하이퍼스크린은 프리미엄 전기차 특유의 하이테크 감성을 완성한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대목은 하체 기술이다. 800V 전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최고출력 416마력, 1회 충전 시 700km(CLTC 기준) 이상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선택 사양인 어질리티 앤 컴포트 패키지를 적용하면 플래그십 세단인 S클래스에 들어가는 에어매틱(Airmatic) 에어 서스펜션과 후륜 조향 시스템이 고스란히 이식되어 육중한 차체를 부드럽게 이끈다.
공간은 GV80 넘고 가격은 더 싸다
새로운 벤츠의 등장으로 현지 시장에서 경쟁하는 제네시스와 현대차 프리미엄 라인업의 입지는 한층 좁아질 전망이다.

공간 측면에서 벤츠 GLC L EV는 3,027mm의 휠베이스를 확보해 제네시스의 대형 SUV인 GV80(2,955mm)조차 넘어서는 실내 거주성을 제공한다.
6/7인승 패밀리카 수요를 담당하는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와 비교해도 프리미엄 브랜드의 엠블럼과 2열 캡틴 시트의 고급스러움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강하게 유혹한다.
승부의 관건은 결국 예산이다. 아직 공식 가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중국 현지 업계에서는 GLC L EV의 시작 가격을 46만에서 50만 위안대 초반(약 8,700만~9,500만 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시작 가격이 53만 위안(약 1억 원)인 내연기관 제네시스 GV80보다 오히려 저렴하게 벤츠의 6인승 최신 전기 SUV를 소유할 수 있는 역전 현상이 벌어진다.

38만 위안대부터 시작하는 제네시스 전동화 GV70과 비교하면 확실히 가격대가 높다.
하지만 S클래스급 에어 서스펜션과 넉넉한 3열 공간, 압도적인 디지털 스크린이 추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위 예산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에 충분한 설득력을 갖췄다.
단순한 글로벌 전기차 투입을 넘어 현지 소비자의 취향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벤츠의 전용차 전략이 가시화된 만큼, 제네시스와 현대차 역시 브랜드 헤리티지만을 고집하기보다 발 빠른 현지화 스펙 강화가 불가피해진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