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가 100억 원에 가까운 세금을 들여 여의도 면적 13배 규모의 숲을 갈아엎는 ‘맞춤형 숲 가꾸기’에 착수했다.
나무를 심고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빽빽한 숲의 밀도를 인위적으로 낮추고 잔여물을 치워 산불 확산을 막겠다는 취지지만, 이 같은 ‘솎아베기’ 방식이 오히려 불길의 통로를 만들 수 있다는 논쟁도 다시 불붙고 있다.
“방치하면 재난”…100억 숲가꾸기의 실체
경기도는 이달부터 94억 4천만 원을 투입해 38.92㎢ 면적의 산림을 대상으로 조림지 가꾸기와 솎아베기, 산물 수집 작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한다.
자연 상태로 울창하게 자란 숲을 그냥 두는 것이 오히려 위험하다는 판단에서다.

과거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공공근로 일자리 창출 성격으로 시작됐던 숲 가꾸기 사업은, 최근 기후 위기로 대형 산불과 산사태가 빈발하면서 재난 대응과 탄소 흡수원 관리라는 핵심 정책으로 그 명분이 진화해 왔다.
실제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의 모의실험 데이터는 이 같은 정책 변화를 뒷받침한다.
숲 가꾸기를 하지 않고 방치된 숲은 산불 발생 시 불이 나무 꼭대기로 번지는 수관화 피해율이 61%에 달했지만, 간격을 벌려 가꾼 숲은 35%로 크게 낮아졌다.
여기에 헬기로 진화용 물을 뿌릴 때 나뭇가지에 막혀 물이 땅에 닿지 못하는 차단율 역시 가꾼 숲(15%)이 방치된 숲(35%)보다 유리해 조기 진화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어낸 나무가 불쏘시개? 엇갈리는 시선

문제는 100억 원을 들인 대규모 솎아베기가 오히려 산불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맹점이다.
나무 간격을 넓히는 과정에서 베어낸 낙엽과 가지 등 산림 부산물을 제대로 산 밖으로 수거해내지 못하고 현장에 방치할 경우, 건조한 날씨에 치명적인 지표면 연료로 돌변하기 때문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솎아베기 산물이 쌓인 곳의 지표화 강도가 미수거 지역 대비 2배 이상 치솟는다는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여기에 일부 환경단체들은 나무 간격을 인위적으로 벌리면 숲속에 바람길이 열리고 하층 식생이 건조해져 오히려 불길이 더 빠르게 확산한다고 우려한다.

단순히 나무를 많이 베어내는 숲 가꾸기를 넘어, 잘라낸 산물을 얼마나 철저히 수거하고 수종을 혼합림으로 건강하게 관리하느냐에 이번 여의도 13배 규모 숲 정비 사업의 성패가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