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 타매넵테가즈 유류터미널을 이달 14~15일 야간에 다시 공격했다.
이 시설은 불과 3.5주 전인 1월 21일에도 타격을 받아 3명이 사망한 곳이다. 이번 공격으로 인근 볼나 지역에 화재가 발생했고 2명이 부상했으며 126명이 대피했다.
주목할 점은 단순 반복 공격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크라이나는 같은 날 크림반도에서 러시아의 핵심 방공 시스템인 판치르-S1(가치 1,500만~2,000만 달러)을 파괴했고, 이틀 전인 12일에는 네보-U 장거리 레이더(추정 가치 1억 달러)를 격파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알파 부대는 14일 러시아가 보유한 판치르 시스템의 절반을 무력화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전술적 성과를 넘어선다. 러시아의 대드론 방어 능력이 체계적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전선의 양상이 재편되고 있다.
고가 방공 자산 ‘연쇄 격파’의 누적 효과

우크라이나의 공격 목표가 명확해지고 있다. 값비싼 방공 시스템을 반복적으로 파괴해 러시아의 재정과 방어망을 동시에 압박하는 것이다.
판치르-S1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을 요격하는 핵심 전력이다. 시스템 하나당 최소 1,500만 달러에 달하는 고가 장비를 절반 가까이 잃었다는 것은 단순 수량 감소를 넘어 방공망의 ‘구멍’이 생겼음을 의미한다.
네보-U 레이더 격파는 더욱 전략적이다. 1억 달러 상당의 이 장거리 레이더는 조기경보 체계의 눈 역할을 한다. 이것이 무력화되면 러시아는 드론이나 미사일 접근을 사전에 탐지하기 어려워진다.
국방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물류 재건 속도를 상회하는 타격 빈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같은 시설을 3.5주 만에 재공격한 것은 러시아가 손상된 인프라를 복구하기도 전에 다시 타격을 가하는 ‘지속 압박’ 전술의 일환이다.
그림자 선단과 전쟁 경제의 급소

타매넵테가즈는 단순 저장시설이 아니다. 케르치 해협 인근에 위치한 이 터미널은 러시아의 석유 수출 허브이자 흑해함대 유류 지원 거점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림자 선단(Shadow Fleet)’ 운영의 핵심 인프라라는 점이다.
그림자 선단은 국제 제재를 우회해 러시아산 석유를 운송하는 선박들로, 국적을 자주 변경해 소유 정보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러시아 침략군의 공격능력과 경제력 감소를 위한 일관된 조치”라고 밝혔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우크라이나는 전선의 군사 목표만이 아니라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 체계 자체를 타격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에너지 인프라를 반복 타격하면 러시아의 석유 수출 능력이 약화되고, 이는 곧 전쟁 지속 능력의 감소로 이어진다는 계산이다.
방공망 약화가 가져올 전술적 자유도

판치르 시스템 50% 격파는 앞으로 우크라이나의 드론 운용 자유도가 크게 증가할 것임을 시사한다. 방공망에 구멍이 생기면 드론은 더 깊숙이, 더 자주 침투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우크라이나는 모스크바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내륙 깊숙한 곳까지 드론을 침투시키고 있다. 러시아가 판치르를 신속히 재배치하거나 교체하지 못하면 이런 추세는 가속화될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방공 시스템 손실을 메우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단일 시스템 교체에만 수천만 달러가 들고, 레이더 재건에는 수억 달러가 필요하다.

이는 전쟁이 단순 병력 소모전에서 경제력 소모전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드론으로 고가의 방공 자산을 파괴하는 ‘비대칭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공세는 군사 목표와 경제 인프라를 동시에 타격하는 복합 전략으로 진화했다. 방공망 약화는 앞으로 더 깊고 빈번한 타격을 가능하게 하고, 에너지 시설 파괴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조른다.
3.5주 만의 재공격은 러시아가 복구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전쟁의 양상이 장기 소모전으로 굳어지는 가운데, 경제력과 기술력의 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