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회 숙청 때도 이러지 않았는데’…군 내부 ‘초유의 사태’, 대체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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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 출처 : 연합뉴스

국방부가 이틀 연속 4성 장군을 직무배제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우리 군에 단 7명뿐인 대장 계급 중 2명이 동시에 지휘선에서 물러난 것은 군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불과 5개월 전 이재명 정부에서 ‘검증’을 거쳐 임명된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국방부는 13일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을, 전날인 12일엔 주성운 지상작전사령관을 각각 직무배제했다. 두 사람 모두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관여 정황이 뒤늦게 확인됐다.

강 총장은 당시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으로 계엄사령부 구성 지원을 지시한 혐의를, 주 사령관은 직속 부하가 계엄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던 정황이 포착됐다. 문제는 이 모든 사실이 2025년 9월 대장 인사 당시엔 전혀 파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군본부와 육군 지상작전사는 각각 참모차장과 부사령관이 직무대리 체제로 전환됐다. 국방부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신상필벌 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지만, 애초에 이런 인물들을 어떻게 최고위직에 앉혔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5개월 만에 드러난 계엄 관여, 검증은 어디로

12·3 비상계엄
12·3 비상계엄 / 출처 : 연합뉴스

두 장군의 계엄 관여 정황은 검찰 수사와 국방부 자체 감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동길 총장은 합참차장의 요청을 받고 합참 계엄과장에게 계엄 상황실 구성을 지원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포착됐다.

주성운 사령관의 경우 더 심각하다. 직속 부하인 구삼회 당시 2기갑여단장(준장)이 계엄 당일 휴가를 미리 신청하고 정보사령부에서 대기한 정황이 드러났는데, 주 사령관은 이와 관련한 자료 제출 요구에 미온적 태도를 보여 검찰 수사까지 의뢰됐다.

국방부는 2025년 9월 인사 당시 이들의 계엄 관여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12·3 계엄 이후 장기화한 지휘공백 해소가 최우선이었고, 폭발적인 인사 수요 때문에 내밀한 영역까지 검증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급한 불 끄기’가 남긴 시스템의 구멍

문제의 핵심은 인사검증 시스템의 부재다. 이재명 정부는 2025년 5월 출범 직후 계엄으로 인한 대규모 지휘공백에 직면했다. 합참의장을 비롯해 육·해·공군 참모총장, 주요 사령관급 보직이 대거 공석이었고, 신속한 지휘체계 복구가 절실했다. 하지만 ‘속도’에 집중한 나머지 ‘검증’이 뒷전으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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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 출처 : 연합뉴스

군 인사 전문가들은 “대장급 인사는 단순히 군 경력만 보는 게 아니라 정치적 중립성, 과거 의사결정 이력까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며 “특히 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 이후라면 더욱 신중했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강동길 총장은 계엄 당시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이라는 핵심 보직에 있었고, 주성운 사령관은 1군단장으로 수도권 방어의 핵심 지휘관이었다. 이런 인물들의 계엄 관여 여부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검증 프로세스 자체가 작동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1993년 하나회 숙청과의 비교

군 장성이 대규모로 교체된 선례로는 1993년 김영삼 정부의 하나회 숙청이 꼽힌다. 당시 전두환·노태우 정권의 핵심 사조직이었던 하나회 소속 장성 수십 명이 보직 해임되거나 예편 처리됐다.

그러나 하나회 숙청은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군부 사조직을 해체한다는 명확한 정치적 의지 아래 계획적으로 진행된 ‘선제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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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회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사태는 성격이 다르다. 현 정부가 직접 검증해 임명한 인물들이 불과 5개월 만에 계엄 관여 정황으로 직무배제된 ‘사후 실패’라는 점에서다. 하나회 숙청이 ‘알고 있는 적을 걸러낸 것’이라면, 이번 건은 ‘걸러냈어야 할 인물을 놓친 것’이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군 지휘부의 대규모 공백이라는 결과뿐이고, 그 원인은 정반대다. 하나회 숙청이 ‘의도된 정리’였다면 이번은 ‘의도치 않은 붕괴’에 가깝다.

지휘체계 복구와 ‘성역 없는 조사’의 딜레마

국방부는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어떤 정부에서 중용·진급된 인사인지와 무관하게 성역 없는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강 총장과 주 사령관은 이재명 정부가 임명한 인물이지만, 계엄 관여가 확인되자 즉각 직무배제 조치했다. 국방부는 “최대한 신속히 인사 조처를 진행하겠다”며 후임 인선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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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길 해군참모총장 / 출처 : 연합뉴스

다만 일각에선 이번 조치로 인한 지휘공백 우려도 제기된다. 7명뿐인 대장 중 2명이 동시에 자리를 비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해군본부는 곽광섭 참모차장(중장)이, 지상작전사는 부사령관이 각각 직무대리를 맡았지만, 대장급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작전 지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국방부는 “계엄 직후와 달리 장관을 비롯한 지휘부가 건재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안정적 군 운영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사태는 ‘신속한 지휘체계 복구’와 ‘철저한 인사검증’ 사이의 딜레마를 여실히 드러냈다. 국방부가 앞으로 대장급 인사에서 과거 행적에 대한 다층적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다면, 유사한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징계와 수사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두 보직의 후임 인선이 이루어질 전망이지만, 이번엔 ‘검증’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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