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공화당의 강고한 친이스라엘 노선이 트럼프 지지층 내부, 특히 비MAGA 성향 지지층과 젊은 보수층 사이에서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 내부 갈등 사안으로 여겨졌던 가자지구 전쟁과 이스라엘 군사 지원 이슈가 이제는 공화당, 그중에서도 트럼프 지지층 내부의 새 분열선으로 떠오른 것이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여론조사 기관 퍼블릭 퍼스트가 최근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는 이스라엘을 향한 미국 보수층의 단일 대오가 흔들리고 있음을 수치로 보여줬다.
막대한 국방 예산을 쏟아부으며 해외 분쟁에 개입하는 전통적인 동맹 보호주의와 철저히 국내 문제에 집중하려는 고립주의 성향의 미국 우선주의가 충돌하면서, 향후 미국의 중동 군사 개입 방식에도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가 예상된다.
50% 대 29%로 쪼개진 군사 행동 지지율

트럼프 지지층 내부의 분열은 스스로를 극우 보수 성향의 MAGA, 즉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의 일원으로 규정하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일반 트럼프 지지층 사이에서 극명하게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MAGA 성향 트럼프 지지층의 약 절반은 이스라엘과 현 이스라엘 정부의 행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자신을 MAGA로 분류하지 않는 트럼프 지지층에서는 이스라엘 정부 행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29%에 그쳤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명분 평가에서도 온도 차이는 뚜렷했다.

MAGA 지지층은 41%가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반면, 비MAGA층에서는 그 비율이 31%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거치며 누적된 해외 군사 개입 피로감이 트럼프 지지층 일부로도 번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스라엘의 안보를 미국의 안보와 동일시하던 과거의 맹목적인 안보 공식이 지지층 내부에서부터 의심받기 시작한 셈이다.
군사 개입 피로감과 로비 단체의 딜레마
이러한 시각 차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 외교 노선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른 근본적인 충돌이다.

비MAGA 트럼프 지지층의 약 40%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문제보다 국제 현안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MAGA 지지층이 보인 19%의 응답률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막대한 정치 자금을 바탕으로 미국 의회의 외교 안보 정책을 좌우해 온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인 미국 이스라엘 공공문제위원회의 행보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비MAGA 트럼프 지지층은 MAGA 지지층보다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 외교정책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는 비율이 더 높았다.

AIPAC을 비롯한 친이스라엘 정치 자금의 영향력을 둘러싼 논란도 공화당 내부의 대외정책 갈등과 맞물려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이스라엘을 향한 공화당 내부의 파열음은 단순한 여론 분열을 넘어, 향후 미국이 동맹국에 제공할 군사적 보호 우산과 무기 지원의 한계를 재설정하는 결정적인 신호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