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일과 후 장병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전면적으로 정착되면서, 군부대 내에서 떠돌던 출처 불명의 각종 괴담들이 자취를 감추는 추세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즉각 검색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지금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낯선 풍경이지만, 정보가 극도로 통제되었던 과거 병영에서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헛소문이 진실처럼 굳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중에서도 1980년대와 90년대 군번을 가진 5060세대 예비역들이 가장 억울해하면서도 유쾌하게 회상하는 전설의 루머는 단연 군용 건빵 속에 든 ‘별사탕’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50만 대군을 떨게 한 정력 감퇴제 괴담

과거 군 복무를 경험한 남성들이라면 신병 훈련소 시절 건빵 봉지를 뜯으며 한 번쯤 깊은 고뇌에 빠졌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병사들 사이에서는 하얗고 딱딱한 이 별사탕 안에 장병들의 성적 충동을 억제하기 위한 특수 약품, 이른바 정력 감퇴제가 들어 있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힘든 제식 훈련과 행군을 마치고 지급되는 건빵은 당시 척박한 식단에서 거의 유일하게 허락된 달콤한 간식이었다.
하지만 남자로서의 기능을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심 탓에, 달콤한 유혹 앞에서도 섣불리 별사탕을 입에 넣지 못하고 망설이는 촌극이 전국 각지의 내무반에서 벌어지곤 했다.
일부 장병들은 눈물을 머금고 별사탕을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이미 결혼을 했거나 전역을 앞둔 고참들에게 헌납하는 웃지 못할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침샘 자극을 위한 100% 설탕 덩어리의 진실

그러나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밝혀진 바에 따르면, 예비역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이 하얀 약의 정체는 그저 평범한 100% 설탕 덩어리에 불과하다.
군용 건빵은 장기간 보관을 위해 수분 함량을 5~6% 내외로 극단적으로 낮춰 제작되기 때문에, 그냥 먹을 경우 입안의 수분을 모두 흡수해 심한 갈증을 유발하고 심지어 기도가 막힐 위험성까지 안고 있다.
군수 전문가들에 따르면, 별사탕은 바로 이 뻑뻑한 건빵을 안전하게 취식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과학적인 윤활유 역할을 수행하도록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
단단한 설탕 덩어리를 입에 넣고 굴리면 자연스럽게 침샘이 자극되어 타액이 원활하게 분비되고, 이를 통해 퍽퍽한 건빵을 부드럽게 삼킬 수 있게 되는 원리다.
스마트폰 시대에 저무는 ‘카더라’의 낭만

한 심리학 전문가는 혈기 왕성한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외부와 단절된 채 억압적인 환경에 놓이면서,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별사탕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일종의 집단적인 괴담으로 발현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하나면 5초 만에 성분표를 찾아내 루머를 종식시킬 수 있는 요즘 장병들의 시각에서는, 50만 대군이 설탕 덩어리 하나에 벌벌 떨었다는 사실이 코미디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객관적인 사실 확인이 불가능했던 시절, 정보의 공백을 채우던 황당한 낭설들은 이제 옛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60 예비역들이 모인 술자리에서는, 별사탕 하나를 두고 목숨처럼 진지하게 고민했던 그 시절의 순수하고도 팍팍했던 추억이 여전히 가장 재미있는 안줏거리로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