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야 UN도, 미국도 無 소용” …또 뚫린 감시망에 ‘발칵’, 핵 개발 자금 출처 봤더니

제3국 선박으로 유엔 제재 회피
석탄 수출로 핵 개발 자금 확보
북한과의 협상을 위한 미국 전략

미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위반하며 북한산 석탄과 철광석의 대중국 수출에 관여한 선박들을 유엔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북한 관련 유엔 제재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북한의 자원 수출을 차단하여 핵 개발에 사용하는 자금줄을 막겠다는 포석이다.

제3국 선박들의 대중국 수출 위반

미 국무부 측 발표에 따르면 북한의 대중국 수출에 동원된 선박은 제3국 소속의 선박들이었다. 이들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수출이 금지된 북한산 석탄과 철광석을 중국으로 운반했다.

이에 미 국무부는 유엔 대북 제재위원회가 해당 선박 7척을 즉시 유엔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언론 브리핑에서 “석탄과 철광석은 가장 수익성이 높은 북한의 수출품으로 대량 살상 무기 개발을 위한 핵심 재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뒤이어 그는 “유엔 대북 제재의 목적은 이러한 자금줄을 차단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대북 제재를 우회하는 중국과 러시아

미 국무부가 선박자동식별시스템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러시아에서 출항한 시에라리온 국적 선박 플라이프리는 지난 5월 두 차례에 걸쳐 북한 인근 해역으로 진입했다.

해당 선박은 북한 인근 해역에서 북한 선박들로부터 해상 환적을 통해 석탄을 넘겨받았다. 이렇게 북한산 석탄을 넘겨받은 시에라리온 선박은 중국으로 이동해 6월 사이 하역을 마친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구 건너편의 아프리카 국가인 시에라리온 소속 선박이 러시아와 북한, 중국을 오가며 대북 제재를 회피하는 데 사용된 셈이다.

또한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선박들이 위치 정보 조작 행위도 실시한 것으로 파악했으며 카지오, 마스, 카르티에, 소피아 등의 선박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이 관계자는 “일부에서 유엔 제재가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제재 효과는 제대로 이행되고 집행되느냐에 달려 있다”며 제재 위반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미 정상회담 무산에 따른 강경책

미국이 대북 제재에 대한 감시망을 점검하고 추가적인 제재를 고려하는 이면에는 최근 무산된 북미 정상회담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등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으나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에 미국은 이번 제재 추진을 통해 비핵과 관련 대화를 전면 거부하는 북한을 압박하고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려 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행보는 단순히 비핵화 협상을 위해 북한을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시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방안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여기에 중국의 열병식을 기점으로 북한과 중국이 관계 회복의 흐름을 보이는 점도 미국이 북·중 간의 교역을 정면으로 겨냥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과연 북한의 대중국 수출을 막으려는 미국의 추가 제재 추진이 북한의 핵 개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