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 콜레오스 ‘없어서 못 판다’더니”…1년 만에 “이게 무슨 일?”, ‘초비상 상황’

‘국산 SUV 다크호스’ 그랑 콜레오스, 1년 만에 급감
신차 효과 사라지고 경쟁 치열… 판매 그래프 꺾였다
하이브리드가 버티는 르노코리아, 다음 승부수는?

르노코리아의 간판 모델로 떠오르던 ‘그랑 콜레오스’가 예기치 않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등장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르노코리아의 부활 신호탄으로 불렸던 그 차가, 불과 1년 만에 판매 곡선이 눈에 띄게 꺾였다.

지난 10월 르노코리아의 글로벌 판매는 7201대로 전년보다 42% 줄었고, 그 중심엔 그랑 콜레오스가 있었다. 지난해 같은 달 5000대가 넘게 팔리며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던 모델이 이번엔 2900여 대로 반 토막이 났다.

‘신차 효과’ 끝나자 숨 고르기… 그랑 콜레오스의 예기치 못한 둔속

이 급격한 하락은 단순히 수요의 문제만은 아니다. 추석 연휴로 인한 생산 차질, 그리고 지난해 ‘신차 효과’의 기저효과가 한꺼번에 겹쳤다.

지난해엔 출시 첫 달의 기대감이 폭발하며 소비자들이 매장으로 몰려들었지만, 올해는 신선함이 옅어지면서 자연스러운 속도 조절이 이뤄진 셈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출 주력 차종인 아르카나의 판매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그렇다고 그랑 콜레오스의 존재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번 조정은 인기의 ‘속도 조절’에 가깝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체 판매의 3분의 2를 차지하며 르노코리아의 친환경 전략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E-Tech 하이브리드’는 그랑 콜레오스 판매의 80% 이상을 책임지며 누적 5만 대를 넘어섰다. SUV 시장이 경쟁으로 포화된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이 효율과 정숙성을 선택한 결과다.

초반 질주 뒤 찾아온 첫 고비… 그랑 콜레오스, 다시 방향을 묻다

그랑 콜레오스의 초반 질주는 분명 눈부셨다. 출시 직후 하루가 다르게 계약이 쌓이며 ‘국산 중형 SUV의 다크호스’로 불렸고, 올해 상반기까지 르노코리아의 판매 그래프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시장은 빠르게 변했다. 경쟁사들이 잇따라 신형 하이브리드를 내놓으며 소비자 선택지가 넓어졌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브랜드 정체성의 선명함이 약해졌다.

이제 르노코리아는 다시 갈림길에 서 있다. 그랑 콜레오스가 초반의 인기를 이어가려면 단순히 ‘잘 만든 SUV’라는 평가를 넘어, 변화하는 시장에서 어떤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소비자에게 새로움을 줄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뜨거웠던 데뷔 1년, 그리고 찾아온 첫 고비. 르노코리아의 주력 모델은 지금 속도를 줄이며 다음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제 관건은 이 일시적 하락이 ‘숨 고르기’로 끝날지, 아니면 새로운 전환점으로 이어질지다. 향후 행보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