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무원인데 당직을 왜 서야 합니까”…모호한 기준에 폭발한 내부 “속 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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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무원
군무원 처우 / 출처 : 연합뉴스

“군무원은 애초에 군인도 아닌데 군인 마냥 당직 서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 왜 군인이 아닌데 군인의 주 업무를 해야 하는가.”

최근 한 군무원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글은 일선 부대에서 일하는 군무원들의 폭발 직전인 불만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작성자는 평일 당직비 인상 같은 처우 개선이 문제가 아니라, 특정직 공무원을 현역 군인처럼 써먹으려는 땜질식 인력 운영이 본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무원 뽑아놓고 군인 땜빵? 폭발한 내부

현재 일선 군부대에서 군무원의 당직 투입 여부는 현역 군인과 군무원 양측 모두에게 가장 민감한 뇌관이다.

군무원
군무원 처우 / 출처 : 연합뉴스

본래 법적 신분상 군인은 국토 방위와 전투 수행을 주 임무로 하고, 군무원은 군수 지원과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다. 따라서 부대의 야간 경계나 상황 유지를 책임지는 당직 근무는 현역 군인의 고유 업무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부대 지휘관들은 부족한 당직 인원을 채우기 위해 민간인 신분인 군무원들을 당직표에 밀어 넣고 있다. 당직비 10만 원 인상, 평일 휴무 보장 등 국방부가 여러 유인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군무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돈을 더 준다고 해도 본연의 업무가 아닌 야간 부대 지휘와 경계 책임을 떠안는 것 자체가 신분 정체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일반 공무원 시험을 보고 들어왔는데 졸지에 총을 차고 부대를 지키는 대체품이 됐다”는 씁쓸한 탄식이 줄을 잇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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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무원 처우 / 출처 : 연합뉴스

더욱 뼈아픈 것은 부대 내부의 갈등이다. 커뮤니티의 한 댓글은 “군무원 당직을 빼면 군인 처우가 무너지고, 군무원을 당직에 넣으면 군무원 처우가 무너지는 최악의 굴레”라고 상황을 꼬집었다.

현역 간부들 입장에서는 군무원들이 당직에서 빠지면 한 달에 서너 번씩 쏟아지는 밤샘 당직을 온전히 자신들이 짊어져야 하기에 불만이 쌓이고, 군무원들은 군무원대로 부당한 대우에 조직을 떠날 궁리를 하게 된다.

병사 소멸 시대, 무너지는 땜질식 처방

이러한 비정상적인 당직 문화의 이면에는 피할 수 없는 ‘인구 절벽’이라는 거대한 구조적 재난이 자리 잡고 있다. 커뮤니티에 현장 증언을 남긴 한 군무원의 말처럼, 운전병 5~6명이 전역해도 신병은 1명밖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 현재 한국군의 참담한 현실이다.

병사들이 급감하면서 초급 간부들이 그 공백을 메우느라 갈려 나가고, 결국 그 한계치를 넘어서자 공무원 신분인 군무원들까지 일선 병영의 구멍을 메우는 소방수로 투입되고 있는 셈이다.

군무원
군무원 처우 / 출처 : 연합뉴스

일부 여단급 부대의 경우 이미 군무원의 숫자가 현역병을 역전해, 군무원 없이는 부대 행정과 당직 자체가 돌아가지 않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현역과 군무원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조직 전체의 피로도만 키우는 악순환을 피하기 어렵다. 병력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를 군무원의 희생으로 메우려는 현행 방식은 결국 군무원들의 대규모 이탈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이들이 떠난 자리는 다시 남은 현역들의 독박 당직으로 돌아와 초급 간부들의 줄퇴사를 가속할 것이다.

지금 국방부에 필요한 것은 얄팍한 당직비 인상이 아니라, 민간 인력이 군에 제대로 융화될 수 있도록 병력 구조 자체를 완전히 재설계하는 근본적인 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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