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한 내수 침체 우려가 무색하게, 5월 초 황금연휴 기간 국내 백화점 업계가 밀려드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막강한 소비력에 힘입어 말 그대로 ‘잭팟’을 터뜨렸다.
중국의 노동절 연휴와 일본의 골든위크가 절묘하게 겹치면서 한국을 찾은 ‘큰손’들이 명품과 럭셔리 주얼리를 싹쓸이하며 매출을 단숨에 3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매출 190% 급증… 명품관 싹쓸이한 ‘큰손’들
연휴 초반인 이달 1일부터 3일까지, 국내 백화점 3사는 일제히 두 자릿수 이상의 폭발적인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전체 매출이 전년 동요일 대비 35% 증가했으며,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역시 각각 39.7%, 31.3%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러한 호실적의 절대적인 견인차는 바로 외국인 관광객들이었다. 각 사의 핵심 거점 점포들은 밀려드는 외국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무려 190% 급증했고, 신세계백화점 본점 역시 190.6%라는 3배에 가까운 경이로운 신장률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서울 또한 140.8%의 외국인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글로벌 쇼핑 성지’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외국인들의 지갑은 주로 초고가 상품군을 향해 활짝 열렸다.

롯데백화점의 해외 명품·패션 카테고리 매출이 55% 상승한 가운데, 신세계백화점 외국인 고객들은 럭셔리 부티크에서 297.9%, 럭셔리 주얼리에서 115.5% 지출을 늘리며 엄청난 구매력을 과시했다.
화장품이나 소소한 기념품에 지갑을 열던 과거와 달리,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하이엔드 럭셔리 상품을 쓸어 담으며 백화점 전체 실적을 떠받친 것이다.
유통업계 생존 공식 바꾼 관광객 쇼핑 루트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연휴 특수를 넘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패턴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 단체 관광객들이 정해진 면세점 코스를 돌며 대량 구매를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개별 관광객들이 내국인들이 즐겨 찾는 백화점 본점이나 팝업스토어를 직접 방문해 ‘로컬 쇼핑’을 즐기는 트렌드가 자리 잡았다.

유통업계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매출 폭증을 이끌어냈다. 롯데백화점은 황금연휴 기간에 맞춰 대만 관광객들이 주로 사용하는 라인페이를 도입하는 등 외국인들의 결제 장벽을 대폭 낮췄다.
환율 효과와 더불어 결제의 편의성까지 더해지면서 현장에서의 충동적인 고가 소비가 더욱 원활하게 이루어진 셈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연휴 기간 동안 일본인 8만~9만 명, 중국인 10만~11만 명 등 약 20만 명의 관광객이 방한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휴 초반의 기록적인 소비 지표가 확인된 만큼, 주 중반까지 이어질 황금연휴 기간 동안 백화점 업계가 써 내려갈 최종 성적표와 유통 지형의 변화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