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모함도 이지스함도 아니다”…수중전 판도 뒤바꿀 신무기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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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정
램프리(Lamprey) / 출처 : 록히드 마틴

장어처럼 숙주에 달라붙어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무인 잠수정이 등장했다.

록히드 마틴이 지난 9일(현지시간) 공개한 ‘램프리(Lamprey) 다목적 자율 잠수정(MMAUV)’은 아군 함정이나 잠수함 선체에 부착돼 은밀하게 작전 지역까지 이동한 뒤, 정찰부터 공격까지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차세대 해양 무기다.

기존 함정 개조 없이 단순히 ‘부착’만으로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해양 전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이 시스템은 약 0.68㎥(24 cubic feet) 규모의 내부 공간에 공중 드론 최대 6기, 경량 어뢰, 그리고 미 해군의 Mk 39 EMATT와 유사한 음향 기만탄을 탑재할 수 있다.

정사각형 기반 선체에 후부 2개, 측면 2개 등 총 4개의 추진기를 장착해 복잡한 해저 지형에서도 정밀한 기동이 가능하다. 로크웰 마틴은 “완전 충전 상태로 작전 지역에 도착해 즉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며 내장 수소발생기를 통한 자체 충전 능력을 강조했다.

램프리라는 명칭은 원형의 흡반 같은 입으로 숙주 물고기에 달라붙는 장어류에서 따왔다. 실제로 이 잠수정은 독자적인 도킹 앵커를 이용해 함정 선저에 부착된 채 이동하며, 필요 시 분리돼 독립 작전을 수행한다. 작전 종료 후에는 다시 모함에 회수되거나 해저에 대기하며 장기간 감시 임무를 이어갈 수 있다.

해역 거부 작전의 게임 체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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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프리(Lamprey) / 출처 : 록히드 마틴

미 해군이 요구한 ‘은폐 접근(covert access)’과 ‘해역 거부(sea denial)’ 작전 개념을 구현하기 위해 설계된 램프리는 기존 무인 잠수정과 근본적으로 다른 운용 철학을 보여준다. 아군 함정이 위험 지역에 직접 진입하지 않고도, 램프리를 통해 원거리에서 적 해역의 정보를 수집하고 필요 시 타격할 수 있다.

폴 렘모 록히드 마틴 부사장은 “현대 전장은 숨고, 적응하고, 지배하는 플랫폼을 요구한다”며 “램프리는 탐지, 교란, 기만, 교전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진정한 멀티미션 무기”라고 강조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공중 드론 발사 능력이다. 수중에서 소형 무인기를 발사해 적 함정의 레이더 신호를 포착하거나, 정찰 정보를 수집한 뒤 이를 F-35 같은 아군 전투기에 전송해 정밀 타격을 유도할 수 있다.

실제로 록히드 마틴이 공개한 시뮬레이션 영상에는 램프리가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F-35가 해상 표적을 미사일로 타격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수중-공중-우주 영역을 연결하는 ‘멀티도메인 작전’의 실질적 구현체인 셈이다.

자율성과 재사용성의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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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프리(Lamprey) / 출처 : 록히드 마틴

램프리의 가장 큰 기술적 도전은 자율성과 회수 가능성의 균형이다. 우크라이나 해상 드론처럼 일회용 자폭 무기와 달리, 램프리는 고가의 재사용 플랫폼으로 설계됐다.

이는 임무 후 안전하게 회수해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현재 공개된 자료에는 작전 범위(range), 최고 속도, 작동 심도 같은 핵심 제원이 포함되지 않았다. 로크웰 마틴이 자체 자금으로 개발한 만큼, 미 해군의 공식 요구사항이나 도입 일정도 아직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페이로드를 모두 소진한 뒤 회수 과정에서 손실될 경우 운용 비용 대비 효율성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경량 어뢰나 소형 드론의 실제 전투력이 기존 무기 체계 대비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지도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해저 케이블 보호, 항만 감시, 기뢰전 같은 특수 임무에서는 기존 유인 잠수함보다 훨씬 유연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자율 무기의 윤리적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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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프리(Lamprey) / 출처 : 록히드 마틴

램프리는 기술적 혁신을 넘어 자율 무기 체계의 윤리적 쟁점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로크웰 마틴은 고도의 자율성을 강조했지만, 최종 공격 결정을 인간이 내리는지, 아니면 AI가 독립적으로 판단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국제 인도법상 자율 살상 무기의 사용은 여전히 논쟁 중이며, 특히 민간 선박과 군함을 구분하는 식별 능력이 충분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수중 환경은 통신이 제한적이어서 실시간 인간 개입이 어렵다는 점에서 AI의 자율 판단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오인 사격이나 예상치 못한 교전 확대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반면 적의 대잠 능력이 고도화되면서 유인 잠수함의 생존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자율 시스템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지적도 있다.

록히드 마틴의 램프리는 ‘기생 운송’이라는 독창적 개념으로 해양 무인 체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하지만 실전 배치까지는 기술적 검증과 윤리적 합의, 그리고 미 해군의 예산 확보라는 여러 단계가 남아 있다. 램프리의 등장은 보이지 않는 해저 군비 경쟁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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