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의 수지가 완전히 뒤집혔다. 최근 중동 전장에서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불과한 조립식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한 발에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최첨단 방공 미사일이 허공으로 날아가고 있다.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대규모 드론 공세에 맞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막대한 비용의 요격 체계를 속수무책으로 소모하고 있다. 아무리 돈이 많은 미국조차 값싼 비행체 떼에 값비싼 무기고가 거덜 날 위기에 처한 것이다.
10만 배의 비용 격차… 스스로 무너지는 첨단 방패
이 기형적인 소모전의 핵심은 압도적인 비용 격차에 있다. 자폭 공격에 주로 쓰이는 샤헤드(Shahed)급 무인기의 제조 단가는 비싸야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 선이다.
반면 이를 막아내는 패트리어트(PAC-3) 요격 미사일은 한 발당 가격이 약 50억 원을 훌쩍 넘긴다. 무려 10만 배에 가까운 엽기적인 교환비다.

적의 드론 1,000대가 날아올 때 이를 미사일로 완벽히 방어하려면 순식간에 5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요격 비용이 허공에서 증발하게 된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 방공망의 진짜 위기는 요격률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적의 값싼 미끼에 고가의 요격 자산이 먼저 파산해 버리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적이 쏘아 올린 드론을 전부 격추했다고 해서 승리한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텅 비어버린 방공망 자체가 이미 치명적인 전략적 패배를 의미한다.
북핵보다 서늘한 공포, ‘군집 무인기’의 함정
미국이 겪고 있는 이 지독한 딜레마는 한반도에 더욱 서늘하고 현실적인 공포로 다가온다.

이제 한국 안보의 당면 과제는 묵직한 북한의 핵무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이 아니다. 오히려 개전 초기 서울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을 수백, 수천 대의 저가 무인기 떼가 훨씬 더 위협적이다.
북한이 최근 자폭 무인기 성능 시험을 수시로 공개하며 이른바 ‘드론 섞어 쏘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명확하다.
수백만 원짜리 장난감 같은 무인기들을 대량으로 내려보내 한국군의 고가 지대공 미사일인 천궁과 패트리어트 재고를 의도적으로 바닥내려는 고도의 전술이다.
값싼 드론 떼에 우리의 핵심 요격 미사일이 모두 소진되고 나면, 그다음 날아오는 진짜 위협인 정밀 타격 탄도미사일 앞에서는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게 된다.

물론 한국군도 이 같은 비대칭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1회 발사 비용이 2,000원에 불과한 레이저 대공 무기 등을 최근 실전 배치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현재 도입 초기 단계인 요격 인프라만으로, 수백 대가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는 ‘군집 드론’의 거대한 물량을 과연 틈새 없이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지난 2022년 북한 무인기 5대에 수도권 영공이 뚫렸던 뼈아픈 기억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화려하고 강력한 방패만으로는 쏟아지는 빗방울을 모두 튕겨낼 수 없다. 가성비의 마법이 지배하는 새로운 전쟁터에서, 우리 역시 텅 빈 무기고를 바라보며 탄식하지 않으려면 수량과 효율을 동시에 잡는 완전히 새로운 방공 생태계를 서둘러 짜야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