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양산 1호기가 마침내 위용을 드러냈다.
단순한 신형 국산 무기의 등장을 넘어, 과거 동맹국으로부터 핵심 기술 이전을 단호히 거부당했던 굴욕을 딛고 일궈낸 기적이라는 점에서 그 파장이 크다.
최근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한 KF-21은 한국의 전투기 개발·생산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린 사업으로 평가된다. 향후 전력화가 본격화되면 동북아 안보 환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계를 약 11년 전으로 되돌린 2015년, 한국형 전투기 사업은 거대한 암초를 만나 좌초 위기에 처했다.

당시 미국 정부가 전투기의 핵심 센서인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를 포함한 4대 핵심 항전 기술의 이전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당시 국내외 방산 업계와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기반 기술력으로는 전투기용 레이더 독자 개발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비관론이 팽배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결국 백지화되거나 알맹이는 해외 기술에 철저히 종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불가능을 현실로 바꾼 1,000개의 ‘눈’
하지만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국내 방산 기업들은 개발을 이어갔고, 반복적인 시험과 검증을 거쳐 KF-21용 AESA 레이더의 독자 개발과 양산 기반을 확보했다.

이번 2026년 양산 1호기에 정식 탑재된 국산 AESA 레이더는 약 1,000여 개의 송수신 모듈을 장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수의 공중 및 지상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
기계식 레이더보다 AESA 레이더가 탐지·추적 속도와 동시다목표 처리, 빔 조향 유연성 등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국내 개발·양산 기반을 확보하면서 정비와 후속 개량의 자율성도 높아졌다.
과거 기술 이전이 무산된 이후에도 한국이 관련 기술의 개발과 양산에 성공하면서, 주변국들도 한국 항공산업의 성장 속도를 주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자체 전투기 개발을 더디게 진행하거나, 전량 해외 스텔스기 도입에 의존하는 주변국들에게는 상당한 압박이자 강력한 자극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자주 국방 기반 넓히는 KF-21 전력화 단계 진입

무엇보다 핵심 항전장비에 대한 국내 통제력과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얻는 전략적 이점이 크다. 향후 국산 무장 통합과 성능 개량의 자율성을 넓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 큰 의미로 꼽힌다.
최근 사천에서 열린 양산 1호기 출고식을 기점으로 KF-21은 본격적인 전력화 절차에 들어갔다. 올해 하반기부터 공군 인도가 시작될 예정이며, 향후 블록-II 개발을 통해 공대지 임무 능력도 보강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KF-21의 양산 착수가 단순한 4.5세대 전투기 확보를 넘어, 향후 유무인 복합체계(MUM-T)와 차세대 전투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기술 축적 기반을 넓혔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불가능하다는 회의론을 넘어선 대한민국의 도전은 글로벌 항공·방산 시장에서 한국의 존재감을 한층 키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