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공중전의 진정한 공포는 눈앞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이 아니다.
미사일이 날아온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게 레이더 화면을 먹통으로 만들고, 아군끼리의 통신을 완전히 끊어버리는 ‘보이지 않는 공격’이 전장의 승패를 가른다.
최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 항공자위대의 차세대 전자전 전용기인 ‘EC-2’가 성공적인 첫 비행을 마쳤다.
기체 곳곳에 혹처럼 튀어나온 거대한 안테나 돔 때문에 ‘미운 오리 새끼’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그 내면에는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치명적인 전자파 무기가 탑재되어 있다.
전투기 띄우기 전, 적의 감각부터 마비시킨다

전자전기는 적의 레이더 전파를 탐지하고 이를 교란하는 강력한 방해 전파(재밍)를 쏘는 항공기다. 폭탄을 떨어뜨리거나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지만, 적의 지대공 미사일 포대와 조기경보기를 순식간에 장님과 귀머거리로 만들어 버린다.
일본이 이번에 띄운 EC-2는 가와사키 C-2 대형 수송기를 기반으로 개조되었다. 기존 전투기 기반의 전자전기보다 훨씬 큰 덩치를 자랑하는 만큼, 압도적으로 많은 전력을 생산해 더욱 강력한 방해 전파를 더 넓은 지역에 흩뿌릴 수 있다.
특히 기체의 기반이 된 C-2 수송기는 20톤의 화물을 싣고도 약 7,600킬로미터 이상의 항속거리를 자랑한다.
이는 EC-2가 안전한 후방 공역에 장시간 체공하면서 적의 요격 미사일 사거리 밖에서 일방적으로 통신과 레이더를 마비시키는 이른바 ‘스탠드오프(Stand-off)’ 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반도 안보에 드리운 보이지 않는 전파 위협

미국에 이어 일본까지 최고 수준의 대형 전자전 전용기를 띄우면서 동북아시아 하늘의 보이지 않는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졌다.
중국 역시 윈(Y)-9 수송기 기반의 전자전기를 대만 해협과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 인근에 수시로 투입하며 전파 방해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주변국들의 거침없는 전자전 전력 증강은 한반도 안보에도 심각한 딜레마로 다가온다.
강력한 방해 전파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에, 주변국 간의 전자전 충돌이나 무력 과시 과정에서 한국군의 감시 정찰 자산이나 민간 통신망이 예기치 않은 먹통 사태를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촘촘한 방공망을 뚫고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 군의 스텔스 전투기들이 100%의 성능을 발휘하며 안전하게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먼저 적의 눈과 귀를 멀게 할 강력한 전자전 전용기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한 방위산업 업계 관계자는 “전자전 능력이 곧 현대 공중전의 생존성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인 무기 체계”라며 “한국도 단순한 신호 정보 수집 정찰기 수준을 넘어, 적진 깊숙이 강력한 재밍을 걸 수 있는 국산 전자전기 개발의 속도를 높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하늘을 뒤덮는 최첨단 전투기의 화려함 이면에서, 전장의 신경망을 끊어버리기 위한 소리 없는 전자파 전쟁은 이미 막이 올랐다. 전파의 바다를 지배하지 못하는 국가는 결코 영공을 지킬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