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략에 그대로 당했다”…이란 권력 3위 도발에 美도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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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소셜미디어 전략
이란 소셜미디어 전략 / 출처 : 연합뉴스

최근 소셜미디어 엑스(X)를 중심으로 이례적인 온라인 심리전이 펼쳐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소셜미디어 조롱 정치’를 이란의 국가 의전 서열 3위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이 그대로 차용하면서다.

반미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이란의 수뇌부가 가장 미국적인 소통 방식인 ‘영어 밈(meme)’을 활용해 대미 여론전에 나선 배경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갈리바프 의장의 엑스 계정은 약 5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며 사실상 이란의 대외 확성기 역할을 수행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구사하는 메시지의 형식이다.

과거 이란 지도부가 길고 장황한 종교적 수사나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을 비난했던 것과 달리, 갈리바프 의장은 극도로 짧고 직관적인 영어 문장과 인터넷 유행 콘텐츠를 활용한다.

이란 소셜미디어 전략
이란 소셜미디어 전략 / 출처 : X

사우디아라비아 공군기지에서 파괴된 미군의 고가 조기경보통제기(AWACS) 사진을 올리며 손가락을 꼬집는 이모티콘과 함께 “아주 경미한 손상”이라고 조롱한 게시물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 소셜에서 시장을 조종한다며 “가격을 띄우면 공매도를 치라”고 훈수를 두는 등 자본주의적 투자 화법까지 동원해 미국 내 반대 여론을 교묘하게 파고들고 있다.

모순 위에 세워진 글로벌 심리전

업계에서는 이러한 이란의 화법 변화를 치밀하게 계산된 정치 기술로 해석한다. 미국의 군사적 압박과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언사에 맞서기 위해, 상대방의 무기인 ‘조롱 밈’을 역이용해 타격을 주려는 고도의 심리전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식 SNS 문법을 빌림으로써 서방 언론의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미국 대중과 글로벌 여론에 이란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소셜미디어 전략
이란 소셜미디어 전략 /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이 세련된 여론전의 이면에는 짙은 모순이 자리 잡고 있다. 인터넷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현재 이란 내에서 자유로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인구는 전체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일반 국민의 눈과 귀는 철저히 틀어막은 채, 정권 핵심 권력자만 서방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자유롭게 접속해 서방의 언어로 조롱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권력 재편 속 부상하는 실세의 포석

갈리바프 의장의 적극적인 온라인 행보는 최근 이란 내부의 권력 지형 변화와도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공습으로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수뇌부가 대거 숨진 권력 공백 상태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출신인 그가 강경파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 소셜미디어 전략
이란 소셜미디어 전략 / 출처 : 연합뉴스

특히 새로운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최측근으로서, 대외적으로는 미국 대통령을 조롱하는 강인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대내적으로는 흔들리는 체제의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결국 갈리바프 의장의 영어 밈 정치는 단순한 감정적 도발을 넘어, 글로벌 언론전 주도권 확보와 내부 권력 다지기라는 다목적 포석이 깔린 전략적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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