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2030년까지 북미 시장에 총 36개의 신규 및 부분변경 모델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 공격적인 라인업 확장이 현대차그룹 차원의 막대한 미국 현지 투자와 맞물려 생산 지형도를 흔들고 있다.
보호무역주의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조립 비중을 대폭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신차 투입 계획이 미국 내 대규모 생산 및 고용 확대로 직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그룹 공식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미국에 260억 달러(약 35조 원)를 투자해 철강, 자동차, 로보틱스 등 공급망 전반에 걸쳐 약 2만 5,000개의 신규 직접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히 현대차 단일 브랜드의 움직임을 넘어, 그룹 전체의 핵심 제조 역량이 북미 36종 신차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현지로 집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HMGMA 2단계 확장 본격화… 3천 명 일자리 추가

현지화 전략의 최전선에 있는 거점은 단연 조지아주 메타플랜트(HMGMA)다.
업계에 따르면 HMGMA는 2028년까지 총 50만 대 생산 체제로 규모를 확대하며, 이 과정에서 2단계 증설(Phase 2)에 27억 달러를 추가 투입하고 약 3,000명의 인력을 새롭게 고용할 전망이다.
특히 HMGMA는 초기 계획했던 순수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벗어나 하이브리드와 EV 등 약 10개 혼류 모델을 생산하는 유연 생산 기지로 운영될 예정이다.
현대차가 예고한 하이브리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신형 픽업트럭 등 다변화된 북미 라인업 물량을 소화하는 데 HMGMA의 확장된 인프라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라인 조정 겪는 한국 공장, 투트랙 밸런스가 관건

미국 현지 공장의 거침없는 확장 속에서, 기존 북미 수출 물량을 담당하던 한국 공장은 수요 변화에 따른 생산 라인 조정기를 겪고 있다.
실제로 HMGMA가 아이오닉 5 등의 물량을 본격적으로 흡수하면서, 2025년 말 울산 1공장 12라인은 수출 물량 급감에 대응해 시간당 생산량(UPH)을 하향 조정하고 조립 라인 작업자의 약 20%를 전환 배치하는 등 인력 재편에 들어갔다.
현지 생산 확대가 국내 공장의 단기적인 수출 물량 감소와 라인 조정으로 이어지는 산업의 구조적 딜레마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미국 투자와 별개로 2030년까지 한국에 125조 2,000억 원 규모의 사상 최대 투자를 집행하고 울산에 20만 대 규모의 EV 전용 공장을 짓고 있는 만큼, 이를 단순한 ‘국내 생산 패싱’으로 보기는 어렵다.

결과적으로 북미 시장 확대를 위한 현지 볼륨 팽창과 국내 공장의 미래 모빌리티 체질 개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얼마나 매끄럽게 조율하느냐가 현대차그룹 글로벌 전략의 최종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V전용 공장은 무인 공장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