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본 교과서의 역사 왜곡을 집중 포화하고 있다.
주일 중국대사관은 지난 1월 30일부터 2주간 X(옛 트위터)에 일본어로 역사 교과서 비판 글을 5건 연속 게재했다. 중국대사관이 SNS를 통해 상대국 교육 내용을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작년 11월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중국이 꺼내든 새로운 압박 카드로 해석된다.
중국이 문제 삼은 것은 일본 교과서에서 ‘침략’이라는 표현이 점진적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도쿄서적이 발행한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경우, 2002년판에서는 “일본의 중국 침략”이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2016년판에서는 “만주사변과 군부의 대두”로 바뀌었다.
가해 행위를 지칭하는 직접적 단어가 역사적 사건을 나열하는 중립적 표현으로 전환된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난징 대학살을 명시적으로 기재한 교과서의 채택률이 0.5%에 불과하다는 중국 측 주장이다.
교과서 검정 제도가 만든 ‘합법적 왜곡’

일본의 교과서는 문부과학성 검정을 통과해야 학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검정 과정에서 정부의 역사관이 반영될 여지가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2002년 우익 학자들이 편찬한 후소샤 교과서는 태평양전쟁을 ‘자존자위(自存自衛)’를 위한 전쟁으로 정당화했지만 검정을 통과했다.
이 교과서는 한국에서도 과거사 왜곡 논란의 중심에 섰던 책이다. 중국대사관은 현재 일본 출판사 9곳이 발행하는 중학교 역사 교과서 중 난징 대학살의 일본군 잔혹 행위를 본문에 기재한 책이 단 하나뿐이며, 이마저도 “여러 방면에서 계속 압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교 분쟁에서 ‘역사 전쟁’으로

산케이신문은 중국대사관의 이번 행보를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발언에 대응한 “역사 전쟁 카드”로 분석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둘러싼 일본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 시사에 강하게 반발해 왔는데, 이제 그 대응 방식을 ‘역사’로 전환한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다카이치 발언 이후 각국을 상대로 일본의 과거 침략 전쟁 사실과 일부 정치 세력의 역사 후퇴 시도를 부각시켜 왔다. 양자 간 외교 마찰을 국제 담론으로 확대해 일본을 ‘역사수정주의 국가’로 낙인찍으려는 전략이다. 이는 현안 갈등에서 밀릴 때 역사 문제를 꺼내드는 중국의 전형적인 외교 패턴이기도 하다.
동아시아 역사 갈등, 구조적 해법 필요
문제는 이러한 역사 공방이 실질적 해결책 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교과서 검정이 ‘학문의 자유’ 영역이라는 입장이지만, 중국과 한국은 이를 국가 주도 왜곡으로 본다.

독일과 폴란드가 공동 역사교과서 집필로 과거사 갈등을 완화한 사례가 참고 모델로 거론되기도 한다. 하지만 동아시아에서는 정부 간 역사 인식 격차가 워낙 커서 이런 시도조차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교과서는 외교 카드로 전락하고, 젊은 세대는 왜곡된 역사를 학습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역사는 외교 무기가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이어야 한다. 중국의 비판이 정당하든, 과도하든 간에 일본 교과서에서 ‘침략’이라는 단어가 실제로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우려스럽다. 역사 교육의 국제적 기준 마련과 독립적인 검증 시스템 구축 없이는, 동아시아의 역사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