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평양의 평화로운 휴양지이자 미군의 안전한 후방 기지로 여겨졌던 괌이 동아시아 지정학의 가장 뜨거운 화약고로 변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신형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괌을 지키기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으며 방어망을 전면 개편하고 나선 것이다.
괌의 하늘이 뚫리면 대만 해협은 물론 한반도로 향하는 미군의 모든 공중 및 해상 보급로가 끊어진다는 서늘한 현실이 반영된 움직임이다.
미국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MDA)은 최근 록히드마틴에 이지스 괌 시스템(Aegis Guam System) 개발 및 인증을 위한 4억 716만 달러 규모의 계약 수정을 승인했다.

이로써 2029년 완료를 목표로 하는 해당 사업의 누적 계약 액수는 약 15억 2,800만 달러에서 19억 3,500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우리 돈으로 약 2조 6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혈세가 태평양 한가운데 떠 있는 섬 하나의 방어에 집중 투입되는 셈이다.
후방 기지에서 개전 1순위 표적으로
미국이 이토록 다급하게 괌 요새화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중국 미사일 전력의 비약적인 발전 때문이다.
과거 중국군의 타격 범위 밖에 있었던 괌은 이제 이른바 ‘괌 킬러’로 불리는 중국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DF-26과 최신 극초음속 활공체 DF-17의 사정권 안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미 군사 전문가들은 동아시아에서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중국이 미군의 반격을 차단하기 위해 가장 먼저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 해군기지에 미사일 폭격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괌은 스텔스 전투기와 B-1B 전략폭격기,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전개되는 핵심 발진 기지다. 이곳이 초기에 타격을 받아 마비되면 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의 작전 수행 능력은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된다.
결국 단일 요격 무기 체계만으로는 비처럼 쏟아지는 다양한 궤적의 중국 미사일을 막아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록히드마틴이 주도하는 이지스 괌 시스템은 단순히 섬에 이지스 레이더를 세우는 것을 넘어선다.
대기권 밖을 방어하는 SM-3부터, 고고도를 책임지는 사드(THAAD), 그리고 저고도로 파고드는 위협을 막아내는 SM-6와 패트리어트(PAC-3)를 하나의 지휘 통제망으로 엮어 360도를 빈틈없이 막아내는 촘촘한 다층 방어망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괌의 생존, 한반도 증원 전력의 생명줄

이러한 괌의 안보 지형 변화는 한반도의 운명과도 직결된다.
북한의 전면적인 도발 등 한반도 유사시 미군은 대규모 증원 전력과 전략 자산을 전개해야 하는데, 그 출발점이자 병참 기지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괌이다. 한국을 지키기 위한 하늘길과 바닷길의 허브가 바로 이곳에 있다.
만약 이지스 괌 시스템 구축이 늦어지거나 방어망이 중국의 압도적인 물량 공세에 뚫리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주한미군을 지원하기 위해 날아와야 할 전략폭격기들은 이륙조차 하지 못하거나 괌 밖으로 철수해야 할 변수가 생긴다.
한반도 방어의 핵심 축인 미군 증원 전력의 생존성이 괌의 방패 두께에 고스란히 기대고 있는 형국이다.

거대한 2조 원대 계약 발표 이면에는 후방 기지가 최전방 표적으로 바뀌어버린 냉혹한 군사적 현실과, 동맹국의 안보를 지켜내야 하는 미국의 복잡한 셈법이 뒤엉켜 있다.




















한국에 증원될 병력이 어디에서 오는지도 모르는 걸 보면 기자가 미필인 게 확실함. 작계 한 줄 읽어봤다면 이런 소리 못 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