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3월 여행수입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며, 무려 11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여행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봄철 계절적 성수기에 방탄소년단(BTS) 공연이라는 대형 이벤트가 겹친 데다, 중동 불안으로 촉발된 이례적인 고환율이 오히려 외국인들에게는 한국 여행의 ‘가성비’를 높여준 결과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여행수지는 1억 4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월간 여행수지가 흑자를 낸 것은 지난 201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3월 한 달 동안 벌어들인 여행수입은 전월 대비 68.3% 폭등한 26억 9580만 달러로 1980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를 찍었다.
엇갈린 환율의 마법, 200만 명 몰렸다

이러한 극적인 흑자 전환의 배경에는 내국인과 외국인의 상반된 행보가 자리 잡고 있다.
3월 하순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내국인 입장에서는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급증했다. 반면 달러 등 외화를 쥔 외국인들에게 한국은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매력적인 여행지가 됐다.
실제로 3월 우리나라 입국자 수는 204만 6천 명으로 사상 처음 200만 명을 돌파하며 전월 대비 40% 이상 급증했다. 반대로 출국자 수는 약 229만 명으로 전월보다 17%가량 줄어들며, 여행지급액 역시 10% 이상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3월 21일 열린 BTS 광화문 공연이 글로벌 팬덤을 한국으로 불러 모으는 강력한 기폭제 역할을 하며 입국자 폭증에 힘을 보탰다.
중국 유커 넘어선 ‘국적 다변화’ 안착

이번 역대급 실적은 과거처럼 특정 국가의 단체관광객에만 의존한 수치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집계한 올해 1분기 방한 외래관광객 476만 명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특정 국가 쏠림 현상이 크게 완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분기 기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국가는 여전히 중국(145만 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 3명 중 1명꼴인 약 30.5%를 기록했다.
이어 일본 관광객이 94만 명으로 5명 중 1명 수준인 19.7%를 차지해 그 뒤를 든든히 받쳤다. 대만 역시 54만 명으로 전체의 11.3% 비중을 보이며 핵심 근거리 시장의 한 축을 담당했다.

과거 아시아권에 한정되던 여객 수요가 미국과 유럽 등 원거리 시장으로 확장된 점도 눈에 띈다.
1분기 구미주 등 원거리 시장에서 온 관광객은 69만 명 수준으로, 전체 방문객 7명 중 1명(14.5%)에 달하는 비중을 보였다.
한국 관광 시장이 중국, 일본, 대만 등 튼튼한 근접 시장 수요를 기반으로 삼고, 원거리 시장의 회복세까지 더해지면서 환율·계절·문화 이벤트의 호재를 온전히 수입으로 연결해 낸 셈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이러한 깜짝 흑자 흐름이 4월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유지될지는 고환율 추이와 계절적 변수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