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선후배 사이인
이경실과 박명수
15년에 걸친 오해를 풀다

이경실이 박명수에게 무려 15년 간이나 가지고 있었던 속상한 마음을 털어놔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8일 방영된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는 박명수, 이경실, 조혜련이 출연했다.
박명수는 조혜련과 단둘이 있다가 갑자기 이경실이 등장하자 눈에 띄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이경실은 “명수와 나의 관계를 오늘 이 자리에서 종지부를 찍어야겠다”고 말했다.
박명수는 과거 방송에서 이경실을 ‘무서운 선배’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로 인해 이경실은 ‘무서운 선배’로 이미지가 굳어져버려 속상했다고 밝혔다.

이경실은 “섭외가 들어오더라도 네가 나온다고 하면 10개 중 7개는 안 한다고 했다”며 “왜냐면 프로그램 나갈 때마다 네가 나한테 ‘무서운 선배’라고 얘기했으니까. 그게 나는 상처였다”고 이야기했다.
박명수는 이경실뿐만 아니라 이경규, 이승철에 대해서도 ‘무섭다’는 표현을 사용해 왔다.
그 이유에 대해 박명수는 “가장 존경하는 3명을 그렇게 표현한 거다. 나쁜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박명수는 “경규 형은 워낙 존경하는 분이고, 경실 누나도 마찬가지다. 나한테는 ‘무섭다’는 게 그런 의미였다”고 덧붙였다.

이경실은 “너는 재밌다고 한 얘기일지 모르지만 사람들이 밖에서 만날 때마다 ‘왜 박명수한테 못되게 굴었냐’고 물어봤다. 한두 명이 아니었다. 난 지금까지도 그런 얘기를 듣는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박명수는 “누나가 눈물까지 글썽이며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니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반성의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서 그는 “누나의 진심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제가 생각 없이 그걸 개그 소재로 쓴 것 같다. 이렇게까지 힘드실 줄은 전혀 몰랐다.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경실이 “무섭다는 표현보다는 ‘어렵다’는 표현을 썼어야 한다”고 하자 박명수는 “그때는 어려운 마음과 무서운 감정이 공존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경실의 인간관계와 성격

이경실은 대인관계의 폭이 넓기로 유명하다. 박미선, 조영남, 조혜련, 정선희, 김지선, 선우용여, 이경애, 김자옥, 이홍렬 등과 친하다고 알려져 있다.
전성기 시절에는 톱스타들끼리 일명 ‘연예인 모임’을 자주 가졌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그 모임에 이수만도 속해 있었다고 한다.
한편 성격은 거센 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박명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경실을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선배인 이성미조차 한때는 이경실을 피해 다닐 정도였으며, 또다른 선배인 이경규도 방송에서 유독 이경실에게 한 수 접어주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그러나 이경실은 후배들을 무척 아끼고 챙겨주는 등 인망이 두터운 편이다.
과거 정선희가 평판이 나빠져 활동이 어려워졌을 때도 직접 방송에 데리고 나왔으며, “내가 아는 정선희는 절대로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며 적극적으로 그를 변호해 주기도 했다.
또, 금전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정선희를 위해 돈을 빌려주는 등 그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밀어준 바 있다.
박명수의 ‘이경실 공포증’, 이유가 있었다?

이경실은 전성기 시절 자신의 코너를 이용해 후배들이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많이 제공했다. 그렇게 데뷔한 코미디언으로 이윤석, 김현철, 서경석, 박명수, 김진수 등이 있다.
그런데 박명수는 당시 카메라 울렁증이 있어서 방송을 망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경실이 박명수를 호되게 혼낸 적도 여러 번이었다고 한다.
이후 박명수는 방송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선배가 이경실”이라고 자주 언급했다. 박명수 입장에서는 ‘존경하고 어려워하는 선배’라는 뜻이었겠지만, 대중과 주변 연예인들에게는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박명수와 이경실은 1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단어 선택’으로 인해 서로를 향한 오해를 가지고 있었다. 이번 방송을 통해 회포를 푼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떤 ‘케미’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