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가격 평년보다 46% 폭등 ‘충격’
딸기도 29% 올라… 과일장수 “손님 발길 뚝”
정부, 수급안정 지원단 신설해 대책 마련

폭염과 잦은 비로 인한 작황 부진이 겨울철 과일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감귤은 평년 대비 46%, 딸기는 29% 가격이 상승했다. 평소에도 부담스러웠던 장바구니 물가가 설을 앞두고 더욱 가파르게 오르자 서민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폭염이 부른 ‘겨울과일 대란’… 감귤·딸기 가격 고공행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감귤(등급 M과) 10개의 소매가격이 4,235원으로, 지난해 3,853원보다 10% 올랐다. 평년 가격 2,901원과 비교하면 무려 46%나 치솟은 수준이다.
딸기 가격도 심상치 않다. 100g당 가격이 2,722원으로 지난해 2,403원보다 13% 비싸졌다. 평년 가격 2,117원과 비교하면 29%나 오른 셈이다.
전통시장 과일 상인 정모씨는 “평소보다 가격이 너무 올라 손님들이 부담스러워한다”며 “과일을 구경만 하다 가는 손님이 늘었다”고 토로했다.
폭염·잦은 비에 병충해까지… “작황 최악”

이처럼 과일 가격이 폭등한 주요 원인은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이다. 감귤은 폭염으로 인해 껍질이 벌어지고 터지는 ‘열과’ 피해를 크게 입었다.
여기에 10월까지 이어진 더운 날씨와 잦은 비로 병충해 피해까지 겹쳤다. 딸기는 고온으로 인해 모종 심기가 지연되면서 초기 생육이 부진했고, 이는 출하량 감소로 이어졌다.
다만, 농업관측센터 관계자는 “딸기의 경우 재배면적이 늘어나고 생육 상태도 회복되고 있어 앞으로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정부, 수급안정지원단 신설… “체계적 대응 나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반복되는 농산물 수급 불안과 가격 폭등에 대응하기 위해 ‘수급안정지원단’을 지난달 20일 신설했다. 이는 기후위기로 인한 농산물 가격 불안정이 일회성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원단은 우선 올해 여름철 폭염 피해가 컸던 농산물의 수급 안정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데이터에 기반한 작황 관측과 국내외 재배지 확보, 비축 물량 확대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대형마트 청과 매장 직원 박모씨는 “과일 가격이 오르니 전체적인 매출도 감소했다”며 “설 대목을 앞두고 있는데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농업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농산물 피해가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농업 생산 체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