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초기 이사진 3명 ‘억만장자’ 등극
급여나 보상이 아닌 30년 장기 투자 덕분

손바닥만 한 칩 하나가 AI 혁명의 중심에 서면서 수십년 전 투자자들에게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초기 이사진 3명이 30년 이상의 장기 투자 끝에 모두 10억 달러(약 1조5천억원) 이상의 자산가가 됐다.
게임 그래픽 칩으로 시작해 AI 반도체 강자가 되기까지, 엔비디아와 함께한 이들의 ‘인내의 투자’가 결실을 맺은 것이다.
엔비디아 초기 이사 3인방, 모두 ‘조 단위’ 자산가 등극

엔비디아의 초기 투자자이자 이사인 텐치 콕스는 현재 54억 달러(약 7조9천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3천200만주 이상을 보유한 그는 개인투자자 중 3대 주주다. 마크 스티븐스 이사는 93억 달러(약 13조6천억원)의 자산을 보유해 세계 298번째 부자 반열에 올랐다.
하비 존스 이사도 이미 3억 달러어치 이상을 매각했음에도 여전히 10억 달러 규모의 지분을 갖고 있다.
“침대 2개뿐인 아파트에서 시작”… 창업자 젠슨 황의 도전

1993년, 대만 이민자 출신의 젠슨 황은 두 명의 엔지니어와 함께 작은 아파트에서 엔비디아를 창업했다.
창업 후 4년간 수익을 내지 못했지만, 벤처투자사들로부터 2,000만 달러를 투자받으며 첫 고비를 넘겼다.
첫 제품들의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갔고, 마침내 ‘지포스’ 그래픽카드로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CPU 대신 GPU(그래픽처리장치) 개발에 집중한 결정적 선택이 지금의 AI 반도체 강자로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10년 전 수십억 달러 베팅했다”… 젠슨 황의 승부수
이들의 성공 뒤에는 젠슨 황 CEO의 과감한 투자가 있었다. 황 CEO는 지난해 6월 주주총회에서 “10여년 전 수십억 달러의 투자와 수천 명의 엔지니어에 베팅했다”고 밝혔다.
이 승부수는 적중했고, 그의 자산은 현재 1천114억 달러(약 163조2천억원)로 세계 12위 부자에 올랐다. 지난해에만 자산이 70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AI 독보적 1위… 하지만 성장세 주춤 우려도

엔비디아는 지난해 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주가가 171% 급등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장세 둔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1-3분기 매출 성장률이 연속 둔화했고, 데이터센터 매출의 50%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버지니아 공대 펠리페 카베존 교수는 “이사들이 억만장자가 된 것은 급여나 보상이 아닌 창업 초기부터의 투자 덕분”이라며 “독특한 사례이자 해피엔딩”이라고 평가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엔비디아가 새로 출시하는 차세대 AI칩 ‘블랙웰’의 성과에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