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운영·유지보수 분야 최초 해외 진출
필리핀 마닐라 도시철도 계약 성사
1200억 원 규모 10년 장기계약

“한국 기술력이 드디어 세계로 나가는구나”
대한민국 철도 운영 노하우가 마침내 해외 시장에서도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는 22일 백원국 제2차관을 단장으로 한 수주지원단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MRT-7 도시철도 운영·유지보수 사업 계약식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약 1200억 원 규모의 이번 계약은 국내 기업이 철도 운영·유지보수 분야에서 최초로 해외에 진출한 사례로, K-철도의 해외 진출이 새로운 단계로 도약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10년 장기 프로젝트, 철도 전 분야 담당
이번에 체결된 MRT-7호선 운영·유지보수 사업은 내년 12월 개통을 앞두고 있는 필리핀 마닐라 도시철도에 대한 전반적인 운영 책임을 한국이 맡게 된 대형 프로젝트다.

사업자인 산 미구엘 사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철도 운행을 위해 운영·유지보수 사업을 발주했고, 지난해 9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코레일은 오는 7월부터 28명의 관리자급 전문가를 현지에 투입해 앞으로 10년 동안 MRT-7의 운전, 관제, 역 운영은 물론 차량 및 시설 유지보수 업무까지 총괄하게 된다.
이번 계약은 코레일이 2016년부터 MRT-7호선 운영·유지보수 자문사업을 수행하며 쌓아온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결실을 맺은 성과다. 오랜 시간 한국의 철도 운영 노하우를 직접 경험한 필리핀 측이 한국 기술에 완전히 신뢰를 보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차량 수출에서 운영까지, K-철도의 전방위 성장
이번 사업은 단순히 새로운 해외 계약이라는 의미를 넘어선다. 지난해 6월 우즈베키스탄 고속철 차량 해외 첫 수출(약 2700억 원), 올해 2월 모로코 메트로 차량 수출(약 2조 2000억 원)에 이어, 이제는 철도 운영·유지보수라는 더 깊은 영역까지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백원국 국토부 제2차관은 “이번 수주지원단 파견을 계기로 한-필 교통 인프라 협력이 한층 더 가까워졌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성과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앞으로도 K-철도가 해외시장에서 계획부터 운영·유지보수까지 책임지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철도의 우수성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형 고속열차(HEMU-430X)는 최고 속도 421.4km/h를 기록하며 세계 4위의 고속철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첨단 열차제어시스템과 철도무선통신시스템은 안전성과 신뢰성 면에서 국제적 인정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빛나는 한국 철도 기술력

한국 철도의 세계적 입지는 계속해서 강화되고 있다. 최근 체코, 카자흐스탄 등 여러 국가의 정부 및 전문가들이 한국을 방문해 KTX 시승과 철도 시스템 견학을 진행했으며, 한국의 고속철도 운영 성과와 기술력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열차자율주행, 초전도 전자석, 하이퍼튜브(진공 튜브 열차) 등 미래형 철도기술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2020년에는 축소형 하이퍼튜브로 시속 1,019km/h의 세계 최고속도 공력시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국 철도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한 철도 전문가는 한국 철도 시스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IoT 기반 무인 미니트램, 무가선 트램, 실시간 화물열차 모니터링 등 첨단 융합기술이 꾸준히 개발·적용되고 있는 점도 한국 철도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다.

이러한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가 이번 필리핀 진출을 통해 증명되면서, K-철도는 향후 더 많은 해외 시장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와 남미 등 여러 국가에서도 한국의 철도 기술과 운영 시스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철도 차량 수출에서 시작해 이제는 운영·유지보수까지 책임지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 중인 K-철도. 이번 필리핀 진출을 시작으로 한국 철도 산업의 해외 영향력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