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잠잠하더니 “재작년 이어 또?”…버티고 버티던 국토부, 결단을 내렸다

10년간 동결됐던 지하철 요금
150원 추가 인상으로 1550원
무임승차 손실만 4천억원 넘어
지하철
지하철 요금 인상 / 출처 : 연합뉴스

2015년 이후 약 10년간 동결됐던 지하철 요금이 2023년에 이어 두 번째 인상을 단행한다. 물가 상승으로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교통비까지 오르면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8일부터 수도권 광역전철 여객 운임 상한에 대해 기존 1400원에서 150원 인상돼 1550원으로 조정될 예정이라 밝혔다.

서울시 또한 28일 첫차부터 지하철 기본요금을 기존 1400원에서 150원 인상해 1550원으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서울 지하철과 동일한 요금체계로 운영되는 인천, 경기, 코레일 등 수도권 전철도 모두 같은 수준으로 조정된다.

연령별 요금 인상폭 차등 적용

지하철
지하철 요금 인상 / 출처 : 연합뉴스

청소년과 어린이 요금도 함께 오른다. 청소년 요금은 현행 800원에서 900원으로 100원 인상되며, 어린이 요금은 500원에서 550원으로 50원 올랐다. 기존 할인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일반 요금보다는 상대적으로 소폭 인상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금 이용 시에는 일반요금과 청소년 요금 모두 현행 1500원에서 1650원으로 150원씩 인상된다. 지하철 조조할인 요금도 일반 기준 1120원에서 1240원으로 120원, 청소년은 640원에서 720원으로, 어린이는 400원에서 440원으로 각각 올랐다.

이번 인상은 지난 2023년 공청회와 서울시의회 의견 청취, 물가대책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결정됐다. 당초 총 300원을 두 차례에 걸쳐 인상하는 계획에 따라 2023년 10월 첫 번째 150원 인상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인상이다.

누적 적자 19조원, 무임승차 손실 4천억원

지하철
지하철 요금 인상 / 출처 : 연합뉴스

수도권 지하철 요금 인상의 배경에는 심각한 운영 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인건비, 전력비, 시설 유지비 등 고정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지만, 지하철 요금은 10년간 동결되면서 수입과 지출 간 격차가 계속 벌어졌다.

특히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2024년 한 해 적자만 7000억원을 넘어섰고, 누적 적자는 19조원에 달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인한 연료비 부담 증가와 코로나19 이후 대중교통 이용객 감소도 재정 악화를 가속화했다.

무임승차 제도로 인한 손실도 적자 누적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2025년 기준 무임승차로 인한 연간 손실액은 약 4385억원으로, 이는 전체 수입 손실의 82%에 해당한다. 2025년 1분기에만 6648만 명이 무임승차를 이용했으며, 연간 약 2억7777만 명이 무임승차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하철
지하철 요금 인상 / 출처 : 연합뉴스

고령화로 무임승차 대상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2019년부터 2040년까지 누적 손실액은 14조660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65세 미만 일반 이용자들이 지하철 운행 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하는 구조적 문제를 낳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정적인 지하철 운영과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수도권 각 지자체와 코레일 등과의 협의를 통해 인상 시점을 조율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운영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요금 조정 외에도 광고 수익 확대, 역사 상업시설 활용 등 부대사업 확충을 통한 수익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요금 인상을 계기로 지하철 운영의 지속가능성과 시민 이용 편의성을 동시에 고려한 중장기 정책 방향 설정이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Copyright ⓒ 더위드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