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려면 허락부터 받아야”…정부 마침내 칼 빼들자, 서민들 ‘이럴 수가’

서울·경기 전역 규제지역 지정…시장 ‘패닉’
대출 줄고 세금 늘자 “부자만 집 산다” 논란
전세 규제 강화로 중산층·세입자 불안 커져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일제히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이제 이들 지역에서 집을 사려면 정부의 허가 없이는 거래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하루아침에 ‘허가받는 부동산 시대’가 열린 셈이다.

발표 직후 시장은 냉각과 과열이 뒤섞인 혼란에 빠졌고, 일부는 규제 시행 전에 계약을 서두르며 밤늦게까지 거래를 마쳤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이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매도를 취소하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230만 가구 묶였다”‥서울·경기 전역 덮친 초강력 3중 규제

이번 대책으로 서울과 경기 약 230만 가구가 ‘3중 규제’에 묶였다.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한꺼번에 적용되며 매수자들은 사실상 움직일 공간이 사라졌다.

이제 15억 원이 넘는 아파트는 대출이 4억 원으로 줄고, 25억 원을 넘으면 2억 원만 빌릴 수 있다. 실입주 의무까지 붙으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문제는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정반대라는 점이다. 한쪽에서는 “고가주택 거래를 막으면 시장 전체가 얼어붙는다”며 불만을 쏟아낸다.

소득이 높아 집을 살 수 있는 사람들까지 막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맞벌이로 연 1억 원씩 저축하는 가구도 많은데 현금으로만 거래하라는 건 현실을 모르는 발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또 다른 쪽에서는 “10억 원짜리 아파트가 싸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현실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미 시장은 상위 10%의 놀이터가 됐고, 이런 상황에서 규제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드디어 부자 중심의 구조를 손보려 한다”는 평가도 있다.

“가진 자와 없는 자, 다른 세상”‥중산층이 느끼는 냉혹한 현실

이 사이에서 중간층은 혼란스럽다. 대출도 세금도 버거운 상황에서 어느 쪽이 옳은지 판단하기 어렵다.

한 시민은 “은행 가면 수억 원 대출받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이제는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이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다”고 했다.

전세대출까지 규제가 강화되면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월세 전환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은 자산이면서 동시에 삶의 기반이다. 이번 대책은 시장의 과열을 식히려는 정부의 의도와, 현실에서 벼랑 끝으로 몰리는 사람들의 불안을 동시에 드러냈다.

정부의 처방이 균형을 되찾는 해법이 될지, 또 다른 불신을 낳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지금은 그 변화를 신중히 지켜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