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CC가 중국산 저가 덤핑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세종공장의 유리장섬유 생산 라인 가동을 28년 만에 전면 중단한다.
막대한 출혈을 감수하며 지켜온 국내 유일의 토종 기반 소재 생산 기지가 멈춰서면서, 자동차와 전자기기 등 핵심 산업의 공급망이 해외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년간 1000억 원 출혈… 멈춰선 ’28년 뚝심’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CC는 이달 중 이사회를 열고 세종공장 내 유리장섬유 생산 라인의 가동 중단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1998년 상업 생산을 시작한 지 28년 만의 일로, 공장에 근무하던 100여 명의 인력은 다른 사업부로 전환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동 중단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업체들의 무차별적인 물량 밀어내기다.
자국 내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 기업들이 싼값에 수출을 쏟아내면서, KCC 제품과 중국산의 가격 차이는 무려 35~40% 수준까지 벌어졌다.
KCC는 2019년 1200억 원의 대규모 추가 투자를 단행하며 규모의 경제로 맞대응하려 했으나, 끝없이 추락하는 단가를 버티지 못했다.
결국 최근 3년 동안에만 1000억 원을 웃도는 막대한 누적 적자를 기록하며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풀이된다.
안방 내준 핵심 소재, ‘공급망 리스크’ 수면 위

유리장섬유는 유리를 1600도 이상의 고온에서 녹여 머리카락보다 얇게 뽑아낸 첨단 보강 소재다.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뛰어나 자동차 부품은 물론 풍력 발전기의 날개(블레이드), 전자기기 내장재 등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산업의 뼈대’ 역할을 한다.
문제는 토종 기업인 KCC가 사업을 접으면서, 해당 소재의 내수 시장이 사실상 중국 등 수입산에 완전히 종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공급망을 독점한 해외 업체들이 일방적으로 가격을 인상할 경우, 국내 다운스트림(수요)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리장섬유뿐만 아니라 철강, 석유화학 등 다수의 소재 산업이 중국발 덤핑에 따른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국가 핵심 산업의 기반이 흔들리지 않도록 다각적인 정책 지원과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