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이름이 이상해요” 시민들 ‘불만 폭발’, 결국 여기까지 나섰다

안산시 전역 외국인 규제 지정
6제곱미터 이상 매수 시 허가 필수
실거주 의무 2년으로 강화

외국인 주민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안산시가 투기성 주택 매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시 전역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시 전체 규제 지역 지정, 허가 없으면 매수 불가

안산시는 4일 대한민국 국적이 없는 개인과 외국 법인, 외국 정부 등이 안산 지역의 주택을 6제곱미터 이상 매수할 때 반드시 시청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규제 대상에는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이 모두 포함된다. 허가받은 외국인은 허가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해당 주택에 입주해야 하며, 최소 2년의 실거주 의무를 지켜야 한다.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간은 8월 26일부터 내년 8월 25일까지 1년이다. 단일 지자체가 시 전역을 대상으로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기존에도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나 경기도 일부 지역이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사례는 있었다.

하지만 안산시처럼 외국인 밀집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해 시 전체에 강력한 규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자금 출처까지 철저히 검증한다

올해 말부터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에 따라 규제가 한층 강화된다.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거래에도 자금조달계획 및 입증 자료 제출 의무가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외국인이 허가구역 내 주택을 매수하려면 부동산 계약 체결 전에 안산시청 토지정보과에 토지거래계약 허가 신청서와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시청은 신청자의 매수 목적이 실수요인지를 심사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허가를 받은 후에야 정식으로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할 수 있다.

투기 자본 차단 vs 과도한 규제 논란

이번 조치는 외국인의 투기성 부동산 거래를 규제하려는 정부 정책 방향과 맥을 같이한다. 최근 몇 년간 국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부 외국인들의 투기성 주택 매입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을 중심으로 시세 차익을 노린 갭 투자나 다주택 매입 등의 사례가 문제로 지적됐다.

안산시는 외국인들의 주택 매매가 지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는 판단하에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의 투기성 수요가 감소하면서 거래량이 위축될 수 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 투자 방식의 주택 매입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장기적으로는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주택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상적인 거주 목적으로 집을 사려는 외국인들까지 과도한 규제로 인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역 부동산 경기가 지나치게 위축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 조치는 지정 기간 이후에 새롭게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기존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던 외국인에게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투기 자본의 유입을 차단해 부동산 시장의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안산시의 의지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