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활한 인도태평양 해역에 둘러싸인 오세아니아 대륙에서 최근 바닷속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해저전 능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해저전은 과거 잠수함 간의 추적이나 어뢰전에 국한되었으나, 최근에는 바닷속 통신 케이블과 에너지 인프라, 무인잠수정까지 아우르는 넓은 개념으로 확장되는 추세이다.
특히 전 세계와 연결된 16개의 해저 케이블에 인터넷 트래픽의 98%를 의존하는 호주의 경우, 이러한 바닷속 연결망이 국가 경제와 군사 작전의 핵심 기반으로 꼽힌다.
자원 개발 설비가 밀집한 북서부 대륙붕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사고나 고의적 훼손 행위는 단순한 물류 차질을 넘어 국가적 안보 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00m 심해의 위협과 무인 체계가 그리는 새로운 방어선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 등 주변 해역에서 위기가 고조될 경우 해저 인프라를 향한 은밀한 감시와 위협이 늘어날 수 있어, 무인잠수정의 침투를 실시간으로 포착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이에 대응해 오커스(AUKUS) 동맹을 통해 핵추진 잠수함 확보를 추진 중이지만, 광활한 해역을 잠수함만으로 감시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고정 센서와 무인 체계의 결합이 필수적이다.
더욱이 남부와 동서부 해역은 좁은 대륙붕을 지나면 수심이 3,000m 이상으로 급격히 깊어지기 때문에, 기존의 얕은 바다용 기뢰 대응 장비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다.
아주 깊은 심해에서 이상 물체를 탐색하고 회수하는 고도의 능력을 단기간에 확보하고자 군사 기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민간 해양 석유·가스 산업의 심해 장비를 적극 흡수하는 분위기이다.

위험 해역에 인명 피해 없이 장기간 머물며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무인잠수정은 훌륭한 대안이지만, 통신의 제약이나 기술 유출 리스크가 있어 운용 절차의 검증이 먼저 요구된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의 대표적 사례로 민간 플랫폼을 군용으로 개조한 해저 지원함 ‘ADV 가이던스’를 들 수 있으며, 최근 다국적 연합 훈련을 통해 실전 운용성을 점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동맹의 협력 축이 단순히 잠수함 건조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해저전 기술의 공유와 무인 체계의 공동 운용이라는 비대칭 전력 강화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해저 통신망과 항만 물류에 크게 의존하면서 북한의 잠수함 및 기뢰 위협을 상시로 마주하고 있는 한국 해군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클 것으로 관측된다.
증거 없는 심해 공격과 동맹국 간의 스마트한 분업

해저 케이블은 대부분 민간 기업이 소유하고 있어 평시 감시와 추적, 그리고 위기 발생 시 군과 정보기관, 통신사가 유기적으로 공조해야 하는 책임 구분의 숙제가 남는다.
바닷속 시설 파손은 의도적인 파괴 공작인지 자연 사고인지 즉각 판정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으며, 이러한 모호성을 돌파하기 위해 심해 상황을 상시 기록하는 역량이 중시된다.
향후 동맹국 간의 기술 협력이 심화되면 지정학적 요충지를 담당하는 역할 분담이 정교해져, 지역 안보를 지탱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3,000m가 넘는 심해에서 과거 침몰한 함정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낸 기술력처럼, 보이지 않는 해저를 촘촘히 연결하고 통제하는 능력이 미래 국가 생존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