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이익 867% 급증한 셀트리온
5천만원으로 시작해 글로벌 시장 선도
바이오시밀러 분야서 유럽·일본 점유율 1위

“매일 포기를 생각했던 시기였다. 극단적인 선택까지 고민할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
창업 초기 7년을 회상하는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의 말이다.
불과 5,000만원으로 시작한 작은 벤처기업이 이제는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유럽과 일본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성공 신화를 이룩했다.
외환위기 속에서 태어난 이 작은 회사는 어떻게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1분기 실적 폭발, 역대 최대 매출 기록

셀트리온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49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867.94% 급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매출은 8,41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24% 증가했다. 순이익은 1,083억원으로 421.63% 늘었다.
매출의 경우 글로벌 전역에서 주요 제품 성장세가 이어지며 1분기 매출로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램시마SC’, ‘유플라이마’, ‘베그젤마’ 등 후속 제품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62% 이상 증가하며 1분기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고 셀트리온은 설명했다.

영업이익은 과거 합병으로 발생한 판권 등 무형자산의 상각 종료와 재고·매출 통합 개선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다만 이번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636억원을 8.7% 하회하는 수준이었다.
위기에서 피어난 바이오 신화
셀트리온의 시작은 결코 화려하지 않았다. 1999년 외환위기로 실직한 서정진 회장이 가진 돈 5,000만원과 다섯 명의 후배와 함께 창업한 벤처기업이었다.
창업 초기, 생명공학에 대한 전문 지식도, 관련 인맥도 부족한 상태에서 극심한 경영난과 사회적 불신을 겪었다.
서 회장은 “진짜 성공하고 싶으면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 도와주고 싶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며 “그러려면 미안하면 미안한 줄 알고 고마우면 고마운 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에 주목했다. 특허가 만료된 고가의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해 저렴하게 공급하는 사업 모델을 채택했다.
특히 세계적 제약회사인 존슨앤드존슨조차 성공하지 못한 ‘레미케이드’의 SC제형(피하주사형) 개발에 성공하며, 오리지널 개발사도 이루지 못한 혁신을 일궈냈다.
2004년 인천 송도에 1공장을 세운 후, 셀트리온은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기 위해 6년간 프랑스와 독일을 오가며 집요하게 도전했다. 결국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유럽 시장 진출에 성공하며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했다.

글로벌 시장서 압도적 점유율 확보
현재 셀트리온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베그젤마’는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 29%로 오리지널 및 경쟁 바이오시밀러를 제치고 시장 1위를 달성했다. 2024년 기준 유럽 내 최다 처방 바이오시밀러로 자리 잡았다.
‘트룩시마’는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 30%대의 견고한 점유율을 기록 중이며, 특히 과테말라 등 일부 중남미 국가에서는 70%에 달하는 압도적 점유율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허쥬마’는 일본 시장에서 72%의 압도적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29%의 점유율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기업별 매출 기준 5위(점유율 6.8%)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글로벌 5위권에 진입해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하반기에 ‘옴리클로’, ‘아이덴젤트’, ‘앱토즈마’, ‘스토보클로·오센벨트’ 등 4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매진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오크레부스’, ‘코센틱스’, ‘키트루다’, ‘다잘렉스’ 등 4개 제품 바이오시밀러를 비롯한 차세대 파이프라인 개발을 진행해 2030년까지 총 22개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신규 제품 출시와 매출원가율 개선을 통해 양적, 질적 성장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의 성공 신화는 단순한 기업 성장의 이야기가 아니다. 극한의 위기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혁신과 집념, 진심 어린 소통,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 결과로, 한국 바이오산업의 지형을 바꾼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