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평균 0.06% 하락
수입차와는 뚜렷한 대조
옵션 따라 감가율 달라져

같은 시기, 같은 시장인데 중고차 시세의 흐름은 전혀 달랐다.
전기차와 수입 SUV는 시세가 오르는데, 국산 중형차와 하이브리드는 오히려 하락세다.
특히 테슬라 전기차의 반등이 눈에 띄는 가운데, 일부 국산차는 연이어 조정세를 보이며 중고차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엇갈린 시세 흐름 속에 소비자들은 차량 선택과 매매 시점에 대한 판단에 혼란을 겪고 있다.
국산차는 하락, 수입차는 상승…엇갈린 흐름의 배경

엔카닷컴이 발표한 5월 중고차 시세 분석에 따르면, 국산차 전체 시세는 전월 대비 평균 0.06% 소폭 하락했다.
특히 기아 스포티지(1.40%↓), 카니발(1.35%↓), 쉐보레 더 뉴 트랙스(1.93%↓) 등 가성비 중심의 SUV 모델과 하이브리드 세단들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또한 쏘렌토 하이브리드(0.88%↓), 그랜저 하이브리드(0.95%↓), 쏘나타(0.84%↓), K5(0.89%↓) 등 세단과 하이브리드 모델도 조정세를 보였다.

반면 수입차는 평균 1.22% 상승하며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볼보 XC90은 무려 8.95% 상승하며 전체 모델 중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고, 포르쉐 카이엔(1.28%↑), BMW X5(1.98%↑) 등 고급 수입 SUV들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테슬라 모델Y(2.70%↑), 모델3(0.24%↑) 역시 최근 전기차 가격 인하 종료 및 수요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소폭 상승세로 전환됐다.

국산차 중에서는 일부 패밀리카와 경차가 선방했다. 현대차 더 뉴 팰리세이드(3.23%↑), 제네시스 GV70(0.11%↑)은 SUV 수요 강세 속, 상승세를 보였고 현대차 캐스퍼(1.56%↑)와 쉐보레 스파크(3.04%↑)는 3개월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감가율은 옵션에 달렸다…‘선루프’가 시세를 지킨다

한편 이처럼 시세가 모델별로 크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차량에 어떤 옵션이 들어가 있는지도 중고차 가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엔카닷컴에 따르면 중고차는 ‘일물일가’ 성격이 강한 시장이기 때문에, 소소한 옵션 차이도 감가율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실제 분석 결과, 가장 높은 감가 방어 효과를 보인 옵션은 ‘선루프’였다. 이 옵션 하나만으로도 차량 가격의 최대 2%까지 감가를 방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개방감과 외관 포인트가 소비자 선호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외에도 내비게이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서라운드 뷰 모니터, 후측방 경고 시스템 등 주요 안전·편의 사양들도 감가율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었다.
내비게이션과 HUD는 각각 약 1% 수준, 차로 이탈 방지 기능은 0.5~1% 감가 방어 효과를 보였으며 최근에는 유채색 외장 컬러나 무광 마감 컬러 등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특수 색상도 중고차 시장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특히 기존에는 흰색, 검정, 진주색 등이 안정적인 선택지였지만, 차량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새로운 시세 기준이 형성되고 있다.

엔카닷컴 시세데이터팀 김정헌 팀장은 “차량에 어떤 옵션이 장착되어 있느냐에 따라 시세에 차이가 날 수 있다”며 “특히 선루프나 HUD 같은 인기 옵션이 있을 경우 그렇지 않은 차량보다 더 높은 가격을 보이는 경향이 있으니 내 차 팔기 전 가격에 유리한 옵션들을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