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도 BMW도 아니었다”…싹 다 제치고 한국 SUV 시장 휩쓴 차, 대체 뭐길래

국산차·수입차 모두 제친 판매량
9월 한 달 9천대, 연간 4만대 돌파
보조금 확대에 내년 시장 더 격화

테슬라 모델Y가 한국 자동차 시장의 ‘판’을 갈아엎고 있다. 국산 SUV는 물론, 수입차 왕좌를 지켜온 메르세데스-벤츠마저 밀려났다.

9월 단 한 달 동안 모델Y는 8,361대를 쓸어담으며 전체 판매량 2위에 올랐다. 올해 누적 판매량은 이미 4만 3,612대, 이 기세라면 연말 수입차 1위는 테슬라가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가 아니라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주니퍼’ 한 방에 순위 뒤집힌 시장

테슬라 질주의 중심에는 신형 모델Y, 일명 ‘주니퍼’가 있다.

5월 출시된 이 부분 변경 모델은 6월부터 본격 출고되면서 판매량이 폭발했다. 7월 3위, 8월과 9월엔 2위를 차지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1열 통풍시트, 2열 모니터, 최대 500km 주행거리 등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춘 개선이 주효했다. 여기에 보조금 100% 수령이 가능하도록 가격을 낮추면서 실구매가는 국산 중형 SUV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결과 모델Y RWD만으로도 7,383대가 팔렸고, AWD 롱레인지 모델은 978대가 판매돼 수입차 단일 모델 중 상위권에 들었다.

인기만큼 커지는 불안감

하지만 급격한 판매 증가 뒤엔 우려도 따른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모델Y에서 배터리 오류(BMS 경고등)가 반복된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과거 구형 모델에서 발생했던 문제들이 신형에서도 재현되는 셈이다.

테슬라코리아는 원인 파악 중이라고 밝혔지만, 차량이 대부분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신뢰성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기차 보조금 확대, 내년은 더 치열

내년은 경쟁이 더 격화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6년 전기차 보조금은 15조 9,160억 원으로, 올해보다 7.5% 확대된다.

보조금 한도도 기존 30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상향되고, 내연기관차를 폐차하고 전기차로 바꾸면 추가 100만 원의 전환지원금도 받을 수 있다. 지자체 지원까지 포함하면 최대 700만 원까지 지원된다.

이 같은 혜택에 힘입어 국내 전기차 보급률은 올해 13.4%까지 올랐고, 정부는 내년 20%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안방도 수입차도 긴장

국내 업체들은 고효율 배터리 기술로 맞서고 있다. 국산차가 주로 사용하는 NCM 배터리는, 중국 브랜드들이 쓰는 LFP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높고, 보조금 수급에도 유리하다.

현대차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같은 신기술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한편 중국 브랜드들도 속속 한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BYD는 SUV ‘씨라이언7’을 통해 가능성을 보였고, 지커·샤오펑·창안 등도 진입을 준비 중이다.

이제 소비자 선택의 기준은 브랜드가 아니라 ‘가성비’와 ‘기술력’이다. 테슬라 모델Y는 그 기준을 가장 빠르게 충족시키며,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