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술에 미국 감성 더한 램 다코타 부활
6천만 원대 워록 트림, 하이럭스급 경쟁 예고
기아 타스만 가세로 남미 픽업 시장 재편 전망

램이 오랜만에 ‘다코타(Dakota)’라는 이름을 꺼냈다. 10여 년 만에 부활한 이 중형 픽업트럭은 남미 시장을 정조준했다.
외형은 근육질의 미국 트럭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 차의 뼈대는 중국에서 왔다.
글로벌 제조사 스텔란티스(Stellantis)는 중국 창안자동차(Changan)의 헌터(Hunter) 픽업 플랫폼을 기반으로, 남미 현지 생산과 미국식 디자인을 결합해 새로운 다코타를 완성했다.
중국 기술에 미국 감성 입힌 ‘남미형 다코타’의 탄생
생산은 아르헨티나 코르도바 공장에서 이뤄진다.

스텔란티스는 약 3억6천만 달러를 투자하며 현지화에 공을 들였지만, 구조적으로는 ‘중국산 플랫폼에 미국 브랜드를 입힌 남미형 트럭’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그럼에도 램은 남미에서 여전히 강한 인지도를 지닌 브랜드다.
첫 공개된 모델은 ‘워록(Warlock)’ 트림이다. 2.2리터 디젤 엔진(197마력)에 8단 자동변속기,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췄다.
외관은 LED 조명과 넓은 그릴, 검은색 디테일로 묵직한 인상을 주고, 실내는 12.3인치 인포테인먼트와 7인치 클러스터, 무선 충전기, 운전자 보조 기능 등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약 4만3천~4만5천 달러 수준으로 예상한다. 환율을 적용하면 한화 약 6천만~6천3백만 원 정도다.
기아 타스만 합류로 남미 픽업 시장, 새 판이 열린다


중국산 뼈대를 사용한 점을 감안하면 저렴하진 않지만, 토요타 하이럭스(Hilux), 포드 레인저(Ranger), 폭스바겐 아마록(Amarok)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램은 가격보다 브랜드와 디자인 경쟁력을 내세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 모델은 미국에는 출시되지 않는다. 스텔란티스는 2027년 가솔린 엔진 기반의 북미 전용 픽업을 따로 개발 중이다. 남미 시장에서는 이번 다코타가 램의 존재감을 유지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한국 브랜드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남미에서 램과 경쟁할 한국 픽업은 없었지만, 기아의 ‘타스만(Tasman)’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에서 생산된 이 모델은 곧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 남미 시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결국 다코타 워록은 중국 기술, 미국 감성, 남미 생산이 뒤섞인 글로벌 실험작이다. 브랜드 가치와 현지 수요가 얼마나 조화를 이룰지가 관건이다. 남미 중형 픽업 시장은 이제 램과 기아까지 가세하며 새로운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