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공급망 개선에 따라 전기차 가격 하락
전기차 캐즘 극복 못하면 큰 리스크로 작용
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장기적인 하락 추세로 전환되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보다 가격이 높아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리튬 가격 급격히 하락, 경제 불확실성 영향도 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배터리 공급망의 모든 영역에서 생산 능력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배터리 가격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NEF(New Energy Finance)의 조사에 따르면, 리튬이온 전지의 가격은 2022년 1kWh당 161달러(약 21만 원)에서 2023년에는 139달러(약 18만 원)로 약 14%가량 낮아졌다고 한다.
배터리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은 2023년 이후 배터리용 금속 및 리튬의 가격이 크게 하락한 데 있다.
또 2023년 후반에는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전기차(EV)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공급 과잉 상태가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저렴한 원자재 개발도 계속되고 있다.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Northvolt)는 리튬, 코발트, 니켈을 사용하지 않는 나트륨이온 배터리(sodium-based battery) 상용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제조 비용이 저렴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노스볼트는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160Wh/kg까지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는 에너지 저장장치에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노스볼트는 중국 기업 BYD와 합작해 14억 달러(약 1조 8,639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나트륨이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전기차 프리미엄’ 지불하는 단계는 넘어섰다
배터리 가격 하락의 원인에는 배터리 공급망 발전뿐만 아니라 자동차 시장의 캐즘(Chasm) 현상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캐즘 상황과 전기차 화재 사고가 이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주요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 삭스 분석가들은 정부 보조금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2025~2026년 사이에 내연기관(ICE)과 전기차의 비용이 같아지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신용분석기관 트랜스유니온의 수석 부사장 사티안 머천트는 “얼리어댑터들이 전기차에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첫 번째 단계는 지나갔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업체들은 두 번째 단계로 진입해 가격을 하락하고 있고, 전기차 시장에 진입할지는 소비자에게 달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