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안 삽니다” 강남 아빠들 ‘분통’…결국 ‘초비상’ 걸린 포르쉐, 대체 왜?

부유층 고객 전기차 외면
영업이익률 2%로 추락
내연기관으로 전략 선회

포르쉐가 전기차 시장에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한때 전기차 시장의 게임체인저를 꿈꿨던 독일 명차 브랜드는 2025년 영업이익률 전망치를 기존 5~7%에서 최대 2%까지 대폭 낮추며,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기로 했다. 부유층이 전기차를 외면하면서, 스포츠카의 대명사 포르쉐는 결국 내연기관으로 돌아서게 됐다.

부유층이 전기차를 외면하는 이유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은 전기차 전략 수정으로 최대 60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포르쉐 CEO는 애널리스트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자동차 산업에 큰 변화가 일고 있으며, 특히 고급 전기차 수요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부유층이 전기차를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감성의 부재’다. 최고급차 시장에서 8기통, 12기통 엔진은 단순한 성능을 넘어 헤리티지와 감성적 가치를 제공하는 반면, 전기 모터는 이러한 만족을 주지 못한다.

초기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 모델 S 등을 통해 부유층의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최근 5,000만 원대 보급형 모델이 대거 출시되면서 전기차의 고급 이미지가 희석됐다.

실적 급락과 구조조정

블룸버그통신은 22일, 전기차 수요 부진과 개발 비용 부담으로 포르쉐의 올해 영업이익이 약 18억 유로(약 2조 6,000억 원)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타이칸의 판매 부진과 전기차로 전환한 마칸의 저조한 성과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여기에 인기 모델이었던 718 라인업까지 단종되며 위기가 심화됐다. 후속 모델을 전기차로 개발 중이었지만, 실적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해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르쉐는 중기 영업이익률 전망도 기존 15~17%에서 최대 15%로 낮췄고, 지분 75.4%를 보유한 폭스바겐 역시 영업이익률 목표를 4~5%에서 2~3%로 조정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포르쉐는 고위 임원을 포함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블룸버그는 올리버 블루메 CEO의 거취도 불투명하며, 포르쉐-피에히 오너 가문이 후임자 물색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로 방향 전환

포르쉐는 일부 전기차 모델 출시를 연기하고,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SUV 라인업 확장을 위해 준비 중인 카이엔 상위 모델도 초기에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버전으로만 출시된다.

중국에선 BYD 등 현지 업체에 밀리고, 미국에선 관세 압박이 이어지면서 전략 전환은 더욱 가속화됐다. 블루메 CEO는 미국 내 27.5%에 달하는 관세를 15%로 낮추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나, EU·미국 간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르쉐의 전략 수정은 독일 자동차 산업 전반이 전기차 전환의 한계에 직면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현대차 역시 제네시스를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전환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 분석가 마티아스 슈미트는 “소비자들이 고급 전기차에 높은 가치를 두지 않고 있다”며 “결국 포르쉐는 수익성이 높은 내연기관 모델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도 “이번 사례는 고급 브랜드조차 전기차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웠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포르쉐의 이번 결정은 감성을 중시하는 부유층 소비자들의 외면 속에서, 전기차 전환이 고급차 브랜드에겐 더 이상 ‘미래’가 아닌, 수익성과 정체성을 재조정해야 하는 현실 과제로 바뀌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