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중국서 세단 두 종 공개…첫 PHEV 포함
한국 쏘나타·K5, 체급·상품성서 우세 평가
결국 승부는 ‘가격표’가 좌우할 전망

닛산이 중국 시장을 겨냥해 신형 세단 두 대를 동시에 내놓았다. 하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세단 ‘N6’, 다른 하나는 가솔린 2.0리터 터보 엔진을 품은 ‘티아나’다.
두 모델 모두 중국 현지 합작사인 동풍닛산이 제작하며, 올해 안에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SUV가 세계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지금, 닛산이 다시 세단에 투자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중국만큼은 여전히 세단의 인기가 굳건하기 때문이다.
닛산 첫 PHEV 세단 ‘N6’, 전기 감성에 엔진 실용성 더했다
먼저 N6는 닛산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세단으로, 전기차 N7과 비슷한 디자인 언어를 따른다.

길이 4,831mm, 휠베이스 2,815mm로 중형 세단의 표준에 맞췄고, 1.5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해 총 208마력의 출력을 낸다.
여기에 21.1kWh의 대형 배터리를 탑재해 동급에서 가장 큰 용량을 자랑한다. 전기로만도 출퇴근 거리를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함께 공개된 티아나는 중국형 알티마로, 미국 모델보다 한발 앞선 최신 디자인을 적용했다.
전면과 후면을 새로 다듬어 한층 세련된 인상을 주고, 내부에는 화웨이의 HarmonySpace 5.0 스마트 콕핏 시스템을 탑재해 디지털 감각을 강화했다.

2.0리터 터보 엔진은 240마력을 발휘하며, 전통적인 주행 감각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승부의 키는 ‘가격’… 닛산 신형 세단의 진짜 시험대
그러나 흥미로운 지점은 따로 있다. 닛산이 이렇게 공을 들였음에도, 중국에서 이미 판매 중인 한국차들이 체급과 상품성 면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대 쏘나타는 길이 4,945mm, 축거 2,875mm로 티아나보다 더 크고 여유로운 비율을 갖췄다.
기아 K5 역시 1.5T부터 2.0T까지 다양한 트림을 제공하며, 최신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커넥티드 기능을 내세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미 현지 시장에서는 쏘나타와 K5가 실속형 중형 세단의 대표 모델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한편, 닛산은 이번 두 모델을 통해 ‘Re:Nissan’ 전략을 본격화하며 중국을 전기화 중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실제 승부는 그보다 현실적인 영역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N6와 티아나의 가격이 바로 그 변수다. 전동화 기술과 브랜드 인지도 모두 비슷한 수준이라면, 결국 소비자가 선택의 기준으로 삼을 건 ‘가격 대비 가치’다.
일본이 칼을 갈아 세단 시장에 복귀했지만, 이미 체급과 구성에서 앞서 있는 한국차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가격 전략이 절대적인 열쇠가 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경쟁의 승패는 얼마나 합리적인 가격표를 내미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