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대한 무역 장벽을 마주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생존 공식이 씁쓸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한국은 천문학적인 자본을 쏟아부으며 정공법을 택한 반면, 중국은 현지 기업의 등 뒤에 숨어 손쉽게 국적을 세탁하는 우회로를 뚫어냈다.
최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신흥 전기차 업체 리프모터는 글로벌 완성차 그룹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오는 10월부터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서 본격적인 전기차 양산에 돌입한다.
최고 45% 관세 폭탄, ‘메이드 인 유럽’ 배지로 무력화
이번 스페인 양산의 핵심은 단순한 해외 시장 진출이 아닌 완벽한 ‘원산지 세탁’에 있다.

현재 유럽연합(EU)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본토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기존 10% 관세에 더해 최고 35.3%의 추가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 공장에서 차를 만들어 유럽으로 곧장 수출하면 무려 45.3%라는 징벌적 세금을 두들겨 맞고 가격 경쟁력을 완전히 잃게 된다.
하지만 리프모터는 스텔란티스의 기존 유럽 공장 라인을 활용해 반조립(SKD) 형태로 차를 생산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서류상 완벽한 ‘유럽산(Made in Europe)’으로 둔갑하면서, 40%가 넘는 무자비한 관세를 단 1%도 내지 않고 유럽 안방 시장에 무혈입성하게 된 것이다.

지난 2025년 이미 흑자 전환까지 달성하며 든든한 자금력을 갖춘 리프모터에게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은 날개를 달아준 격이다.
미국에 10조 원 바친 현대차… 억울한 K-전기차
이러한 중국의 영리한 꼼수는 험난한 북미 시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뼈아픈 현실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현대차는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차별과 거센 보호무역주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신공장(HMGMA) 건설에만 무려 10조 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자체 자본을 쏟아부었다.

대당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고 향후 예견되는 관세 장벽을 피하기 위해, 기업의 명운을 건 묵직한 베팅을 강요받은 셈이다.
반면 리프모터는 대규모 신규 공장 건설 없이 파트너사의 유휴 라인에 숟가락만 얹는 방식으로 수조 원의 투자비를 아끼고 관세마저 완벽히 회피했다.
꼼수로 무장한 중국차, 유럽 시장 잠식 시간문제
전문가들은 원산지 세탁을 마친 중국 전기차들이 막강한 가성비를 앞세워 유럽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한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10조 원을 들여 정직하게 관세 장벽을 넘는 동안, 중국은 현지 대형 합작사를 방패막이로 삼아 가장 싼 값에 무역 장벽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의 원가 경쟁력을 갖춘 중국차가 관세마저 피한 채 유럽산 배지를 달고 쏟아진다면, 현지에서 힘겹게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한국 전기차들에게는 끔찍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역 장벽을 부수기 위해 피땀 흘려 공장을 짓는 자와, 남의 공장에서 교묘하게 국적을 바꾸는 자. 글로벌 전기차 전쟁의 규칙이 중국의 꼼수 앞에 철저히 흔들리고 있다.





















중국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