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님, 회식은 1차로 끝내시죠”…8년 만에 바뀐 문화에 소상공인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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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문화 실종
회식 문화 실종 / 출처 : 연합뉴스

불빛이 가득하던 동네 골목길의 술집들이 빠른 속도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호프집과 간이주점이 소비 트렌드 변화의 직격탄을 맞은 결과이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전국 간이주점과 호프주점을 합산한 매장 수는 총 2만 8,178곳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불과 8년 전인 2018년의 5만 2,302곳과 비교하면 46.1%나 감소한 수치이다. 지역 사회를 촘촘하게 채우던 동네 술집 두 곳 중 한 곳이 사라진 셈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에도 이러한 감소세가 멈추지 않는 배경에는 고물가 장기화와 더불어 직장인들의 ‘회식 실종’ 문화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지갑 닫은 직장인과 술 끊는 20대, 달라진 술자리 풍경

식당 메뉴판 바라보는 시민
식당 메뉴판 바라보는 시민 / 출처 : 연합뉴스

과거 주점들의 핵심 매출원이었던 대규모 부서 회식과 2차 문화가 사라지면서, 밤늦은 시간까지 매장을 채우던 직장인들의 발길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더욱 결정적인 원인은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젊은 층의 체질 변화이다.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 열풍이 20대의 술잔을 바꾸어 놓았다.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폭음을 뜻하는 20대 남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불과 1년 만에 15.4%에서 9.7%로 5.7%포인트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할 때까지 마시기보다 가볍게 즐기거나 아예 마시지 않는 문화가 정착하면서, 주점 업계의 미래 고객층이 통째로 이탈하는 구조적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출고량은 줄고 가격은 오르고, 주류 시장의 이중고

식당 테이블 정리 장면
식당 테이블 정리 장면 / 출처 : 연합뉴스

동네 술집의 위축은 오프라인 매장의 감소를 넘어 실제 주류 소비 지표의 하락으로도 증명된다. 국내 주류 전체 출고량은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술집의 주력 상품인 맥주는 전년 대비 3.0%, 희석식 소주는 3.4% 줄었다. 서민의 시름을 달래주던 대표 주종마저 소비 시장이 크게 축소된 상태이다.

주목할 점은 술 소비량은 감소했으나 전체 출고 금액은 0.1% 감소에 그쳤다는 사실이다. 이는 출고 물량 감소를 주류 가격 상승이 메웠음을 보여준다.

소비자는 술을 덜 마시는 대신 한 번 마실 때 더 비싼 값을 치르고 있으며, 이는 동네 주점 자영업자들에게 원가 부담 가중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한산한 식당 내부
한산한 식당 내부 / 출처 : 연합뉴스

Sub물류비와 인건비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주류 제조사들이 가격을 올리자, 안 그래도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술자리를 가장 먼저 줄인 것이다.

여기에 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홈술’과 취향에 맞는 술을 직접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 트렌드도 오프라인 주점의 몰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값비싼 안주와 술값을 지불하기보다 편의점 세계맥주나 위스키 하이볼을 집에서 편하게 즐기는 가성비 중심의 문화가 완벽히 대세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동네 술집의 소멸을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닌, 인구 구조와 취향 변화가 맞물린 소비 지형의 변화로 본다. 골목 호프집의 퇴장은 한국 사회의 라이프스타일이 공동체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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