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효자라며 칭찬하더니…” ‘7600억’ 손실은 전부 한국에서? 이유 보니 ‘발칵’

한국GM 4개월 만에 노사 잠정 합의
성과급·기본급 인상 포함
관세 폭탄·철수설 여전한 변수

한국GM이 올해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 노사 간 잠정 합의안을 내놓았다.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이 포함된 파격적인 조건이지만, 업계 시선은 ‘2028년 이후’라는 불확실성에 더 쏠린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담까지 겹치면서 한국GM의 미래가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4개월 만에 성사된 잠정 합의

한국GM은 지난 18일 올해 임금 교섭에서 노사 간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9만 5000원 인상, 타결 일시금과 지난해 경영 성과에 따른 성과급 1750만 원 지급이 포함됐다.

이번 합의는 5월 29일 첫 상견례 이후 약 4개월 만에, 총 19차례 교섭 끝에 타결됐다. 특히 지난 17일 사측이 최종 제시한 안은 7월 안보다 기본급이 3만 4700원, 성과급이 150만 원 늘어난 조건이었다.

사측은 또 노조가 꾸준히 요구해 온 ‘2028년 이후 생산 계획’을 적시에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GM과 산업은행 간 투자 협약이 종료되는 시점으로, 그간 업계에서 제기된 철수설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로버트 트림 한국GM 노사·인사 부문 부사장은 “건설적인 대화 끝에 합의안을 마련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 시장에서 장기적인 사업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8년 이후, GM 철수설에 맞서는 카드

사측은 최종 제시안에 “승인된 계획을 기반으로 2028년 이후 생산 계획이 이미 마련돼 있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2028년은 산업은행과의 투자 협약이 끝나는 시점이다. 산은은 2002년 GM 본사의 대우자동차 인수 당시 공동 출자로 한국GM 지분을 확보했고, 2018년에도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 체결된 정상화 계획에 따라 2028년까지 지분 17%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안 통과 시 최소한 향후 3년간은 공장 철수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GM은 또 내수 판매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생산 모델 확대를 위한 검토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등 소형 SUV에 집중돼 있다.

미국발 관세 폭탄, 한국GM의 또 다른 위기

하지만 합의가 곧 안도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GM은 전체 생산량의 약 90%를 미국에 수출한다. 지난해 판매량 49만 9559대 가운데 95%가 수출 물량이었고, 그중 미국에 수출되는 차량이 41만8782대로 절대적이다.

문제는 미국의 25% 고율 관세다.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소형 SUV의 특성상, 관세 부담이 판매가로 이어질 경우 가격은 2만 5000달러 이상으로 뛰어 경쟁력을 잃게 된다.

GM 본사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약 11억 달러의 관세 손실을 공개했는데, 절반인 5억5000만 달러(약 7600억 원)가 한국GM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한국GM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사 합의로 당장의 갈등은 봉합됐지만, 고율 관세 장기화와 GM 본사의 전략 변화라는 변수는 여전히 한국GM의 미래를 흔들 수 있다. 임단협 타결이 ‘숨 고르기’에 불과한 이유다.